역동적인 주행 성능과 아름다움, 그리고 고급스러움. 모든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다. 기술과 디자인능력, 전통이라는 조건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프리미엄브랜드 BMW의 차종 가운데서는 승차감을 강조하는 세단은 7시리즈가, 날렵한 주행에 중점을 둔 로드스터(카브리올레)와 쿠페 등은 6시리즈가 이들 가치의 정점에 있다. 7시리즈가 올해 하반기 풀체인지될 예정인 가운데, 이에 앞서 6시리즈 신모델이 지난 20일 전세계에 탄생을 알렸다.
BMW 6시리즈는 1937년 첫 선을 보인 BMW 327 스포츠 쿠페와 1968년 출시된 BMW2800CS 등의 스포티한 성능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계승해 1976년 탄생했다. 2011년 출시한 6시리즈 모델이 전세계에서 8만5000대 판매되는 등 '스포트 럭셔리카'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출시행사 겸 시승회에 참석해 BMW 뉴 6시리즈 만났다. 6시리즈는 드라이빙의 재미를 강조한 컨버터블, 퍼포먼스에 중점을 둔 쿠페, 미적인 가치를 부각시킨 그란 쿠페 등 3가지 형태로 나뉜다. 이 가운데 기자가 시승한 차는 650i x드라이브 그란 쿠페다. 전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는 6시리즈 두 대 중 한 대가 그란 쿠페이기도 하다.
약간 잿빛이 감도는 흰색, '프로즌 브릴리언트 화이트'의 우아함이 시선을 압도했다. 차량 전면 중앙에 BMW를 상징하는 '키드니 그릴'의 세로 선이 종전 10개에서 9개로 줄어들어 보다 강렬한 인상을 준다. 고속 주행에서 보다 많은 공기를 흡입하게 하는 효과도 낸다고 한다.
뉴 6시리즈 전 모델에는 새롭게 개발된 풀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라이트가 장착됐다. 운동장 트랙처럼 위와 아래는 평행이고 옆 부분은 둥근 헤드라이트 디자인은 새로운 BMW 모델에 일관되게 적용된다. 전면 하단부에 3개의 LED 램프로 구성된 안개등은 어둠속에서 밖을 주시하는 생명체의 눈처럼 번뜩인다.
내부는 기본으로 다코타 가죽이 제공되지만 기자가 시승한 차는 보다 고급스러운 코냑 색깔의 나파가죽이었다. 차 천장은 같은 색깔의 스웨이드 재질로 구성됐다. 여기에 소나무 느낌의 장식이 호사스러움의 극치를 달렸다.
주행은 리스본 시내에서 타구스강 하구의 4월15일 다리를 건너 사두강 하구에 있는 세투발 해안도로까지 갔다 바스쿠다가마 다리를 통해 다시 리스본으로 돌아오는 구간에서 이뤄졌다. 총 160km로, 직선도로와 산악지형의 굽은 도로가 적절히 섞인 코스다.
시동을 걸자 스포티한 성능을 강조하는 차임을 드러내려는 듯 우렁찬 배기음이 들려왔다. BMW 6시리즈는 머플러가 열렸다 닫혔다 하면서 기분 좋은 '소음'을 조율해 낸다고 한다. 차를 끌고 도로에 나서니 로터리 도로 정지선에 나란히 서 있던 옆 차 탑승자가 동양인 남자가 고급차를 운전하는 것을 보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650i x드라이브 그란 쿠페는 트윈파워 터보 기술이 탑재된 V8(V형 8기통) 엔진을 달아 RPM(분단 엔진 회전수) 5500에서 450마력의 힘과 2000∼4500RPM 구간에서 66.2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배기량은 4395cc다. 직선도로에서 시속 220km를 넘겼지만 BMW의 상위 모델의 차량답게 전혀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유명 스포츠카 메이커의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가 길을 비켜줄 정도였다. 액셀러레이터를 더 밟으면 계기판에 나온 최고 속도 260km를 넘길 기세였다.(하지만 이 차는 내부적으로 250km에 속도 제한을 걸어놨다.)
이 차의 진가는 곡선도로와 요철이 많은 도로 발휘된다. 원심력에 의해 차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고 평행을 유지하게 해주는 어댑티브 드라이브, 요철 도로에서 차가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막는 다이내믹 댐퍼컨트롤 기술은 이번 모델에서 보다 정교하게 튜닝 됐다. 이들 기능 덕에 2시간이 넘어간 스포티한 운전에서도 피로감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시승에 앞서 차를 설명해준 볼커 잔트 BMW 프로젝트 매니저가 "아주 작은 부품을 어떻게 튜닝하느냐에 따라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어떤 부품은 10년 이상 종사한 전문가가 500∼600시간 동안 작업에 매달리기도 한다"고 한 게 생각났다.
한국 도입 시기는 6월 내지 7월으로 예상된다. 한국 출시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새로운 6시리즈에는 각종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때 굳이 정비소에 가지 않아도 전파를 받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최신 커넥티드 기술도 탑재됐는데 한국의 인프라 여건상 일부 기술은 서비스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