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車 쿠오로스, 최첨단 전기차 테슬라 모델S의 공통점은

복스베르크(독일)=양영권 기자
2015.05.21 12:00

[르포]자율주행차,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보쉬 기술 적용된 차들을 한곳에서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S의 센터페시아와 터치스크린 패널. 자동차의 공조와 주행모드 변경 등의 모든 조작이 가능하다. /사진=복스베르크(독일) 양영권 기자

중국의 토종자동차 쿠오로스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3시티와 최첨단 전기차 테슬라 모델S는 단순히 탈 것이라는 것 외에 공통점이 더 있다. 바로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솔루션 업체 보쉬의 기술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3시티와 모델S에는 스티어링휠(운전대) 조작을 쉽게 해주는 보쉬의 전기(electric)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을 사용한다.

사실 전세계 자동차 가운데 보쉬의 기술이 사용되지 않는 것을 찾기는 쉽지 않다.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에 가솔린 직접 분사 주입장치(인젝션)에서부터 포르쉐 918 스파이더에 장착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 BMW3시리즈에 장착돼 시험 중인 자율주행 시스템까지 종류와 범위도 다양하다.

보쉬는 ABS(안티 록 브레이크 시스템)와 에어백, 내비게이션, 카메라 시스템을 자동차에 최초로 장착하는 등 자동차 기술을 주도해 온 회사다. 최첨단 전기차와 자율주행, 커넥티드 분야 자동차에서도 이미 많은 기술을 개발했거나 개발 중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각) 독일 복스베르크에 있는 보쉬의 자동차 주행시험장에서 각종 자동차에 장착된 보쉬의 기술을 체험했다. 준비된 차량은 총 44대였다.

전기차 혁명을 불러일으킨 테슬라의 모델S는 이곳에서 보쉬의 전기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과 자율주행 시험용차 등 2대가 취재진을 위해 준비돼 있었다.

기자는 보쉬 엔지니어의 도움으로 모델S를 시승했다. 운전석에 올라 가장 먼저 '스타트' 버튼을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엔지니어에게 묻자 열쇠를 몸에 지닌 채 따로 스타트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벤츠처럼 운전대의 축에 달려 있는 기어조절봉을 조작하는 것만으로 자동차가 움직일 준비가 된다고 했다.

차량의 운전대와 조수석 사이 센터페시아에는 직사각형의 커다란 터치스크린 패널이 달려 있다. 이를 통해 자동차의 공조장치와 주행 모드 변경 등 거의 모든 조작이 가능했다.

기어를 'D'에 놓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조용하고 힘있게 차가 움직이는 것이 전형적인 전기차다. 원형 경사 트랙으로 된 고속 주행로에 차를 올려놓고 본격 속력을 냈다. 액셀을 끝까지 밟고 조금 지나가 운전대가 무거워지면서 시속 200km까지 거뜬하게 올라갔다. 속도에 따라 운전대 조작감이 달라지게 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차축이 균형을 잡도록 하는 것이 보쉬의 기술이다.

테슬라는 초고속 상황에서도 어떤 기분 나쁜 소음도 들이지 않았다. 바람을 거스르는 소리만 '휭'하고 들릴 뿐이었다. 그 소리 역시 저속 때와 그렇게 크게 차이가 없었다. 차의 계기판에는 시속 320km까지 나와 있지만 동승한 보쉬의 엔지니어조차도 그 속도까지 가 본 적은 없다고 한다.

처음으로 중국산 자동차를 시승해볼 기회도 이곳에서 얻었다. 쿠오로스 3시티는 디자인부터 개발, 조립 모두 중국에서 이뤄진 차다. 주행 중 신경 쓰이는 차체 떨림이나 굼뜬 가속 성능 등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았지만, 빠르게 쫓아오는 중국 업체의 기술력을 체험할 수 있기는 충분했다.

보쉬의 전기차 기술이 들어간 BMW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 /사진=복스베르크(독일) 양영권 기자

보쉬의 전기 공급 관련 부품이 들어간 BMW i8도 시승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i8은 저속에서 모터만으로 움직이지만, 고속에서는 모터와 엔진이 함께 최대 362마력을 낸다. 테슬라와 다른 점은 '스포츠 모드'에 놓고 액셀을 밟았을 때 일반 스포츠카와 같이 배기음이 우렁차게 들린다는 점이다. 200km까지 올라가는 시간은 모델S보다 짧은 듯했다. 운전대도 훨씬 가벼웠다.

시험 주행 중인 자율주행차로는 BMW 325d 투어링과 테슬라 모델S를 시승했다. 두 차 모두 차에 장착된 다양한 센서로 주변 도로 상황을 파악, 운전자의 조작 없이도 교차로에서 자동으로 멈춰 섰다.

앞에 차가 없을 때는 시속 60km 이상으로 속력을 냈고, 앞에 차가 나타나자 속도를 줄였다. 앞에 운전자가 타고 있지만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팔짱을 낀 상태였고, 액셀과 브레이크 조작도 이뤄지지 않았다. 보쉬의 엔지니어는 수천 km를 주행했지만 아직 한 번도 사고를 낸 적이 없다고 한다.

자율주행기술보다 먼저 상용화될 기술도 볼 수 있었다. 바로 지프 체로키에 장착돼 시험 중인 '3D 서라운드 뷰' 시스템이다.

국산 자동차에도 많이 장착돼 있는 '어라운드뷰' 시스템이 차량 위에서 차를 내려다 본 것처럼 모니터에 나타난다면, 3D 서라운드뷰 시스템은 차의 뒤에서, 앞에서 보고 있는 것과 같은 입체적인 화면을 제공한다.

차의 모습과 주변의 차선, 지형지물, 보행자가 뚜렷하게 보여 안전한 운전이 가능했다. 앞뒤와 양쪽 사이드 미러에 장착된 총 4개의 렌즈만으로 이같은 화면 구현이 가능하다. 아울러 전방은 180도까지 모니터로 볼 수 있어 사각지대를 크게 줄였다. 3D 서라운드뷰 시스템은 이르면 올해 말 나오는 신차에 적용될 예정이다.

지프 체로키에 적용돼 시험 중인 보쉬의 3D 서라운드뷰 시스템. /사진=복스베르크(독일) 양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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