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럭셔리 프리미엄 세단인 CTS는 캐딜락의 디자인 역사를 새로 쓴 차다. 2002년 1세대 CTS는 캐딜락이 '아트 앤드 사이언스'로 불리는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반영한 첫 모델이었다. '아트 앤드 사이언스'는 말 그대로 예술과 과학기술의 결합을 의미했다. 캐딜락의 고루한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완전히 새로운 모던 스타일로 재창조한다는 게 골자였다.
1세대와 2008년 나온 2세대 모델을 거쳐 탄생한 3세대 CTS는 캐딜락이 무겁고 장대한 미국차의 상징이란 점을 잊게 할 정도로 미끈한 자태를 뽐냈다. 과감한 직선 위주의 웅장한 차체는 그대로지만 날렵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더해져 확 젊어진 느낌이다.
이전 모델에 비해 전장은 120mm 길어지고 전고는 25mm 낮아졌다고 한다. 무게도 130kg 이상 가벼워졌다. 캐딜락을 예전 영화에서만 봤다는 여성 동승자는 "독일차보다 디자인이 오히려 나은 것 같다"는 의견을 줬다.
실내도 캐딜락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센터페시아는 모두 터치로 조작된다. 아날로그의 디지털 변신이다. 비상등은 물론 글로브박스도 터치 방식으로 열 수 있다. 새로운 시도이고 적응이 되면 다르겠지만 버튼에 익숙해 있는 터라 다소 낯설고 어색했다. 운전 중에 조작을 하다 실수로 다른 기능을 터치하는 일이 생기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가장 인상적인 건 주행 성능이다. 시승차인 CTS 프리미엄은 2.0L 가솔린 4기통 직분사 터보엔진에 6단 변속기가 얹혀졌다. 프리미엄 준대형 차량의 심장으론 일견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실주행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최고출력 276마력, 최고토크 40.7kg·m의 성능이 허투루가 아님을 금방 체감했다.
온 몸을 감싸는 고급 가죽시트에 몸을 편히 맡긴 채 엑셀을 꾹 누르자 묵직한 차체가 부드럽게 가속한다. RPM이 적잖이 올라갈 때까지도 엔진이 크게 으르렁거리지 않는다. 가속력과 제동력 모두 나무랄 데 없다는 느낌이다. 한 마디로 맘껏 달리다 제 때에 서는 '기본기'에 충실하다.
'안전한 차'의 대명사격인 볼보에 견줄 수 있는 안전성은 CTS가 갖고 있는 또 다른 강점이다. 차선이탈이나 추돌 경고, 후방과 후측방 경고시스템이 '햅틱 시트'를 통해 진동으로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CTS의 경쟁 상대는 명확하다. 국내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BMW 520d, 아우디 A6, 벤츠 E200이다. 쟁쟁한 상대들이다. 6000만원대(CTS 프리미엄 기준)인 가격만 놓고 봐도 독일차 3인방과 비슷하다. 연비(복합 기준 L당 10km)에선 밀리지만 주행 성능에선 분명 장점이 있다. 새로움을 찾는 수입차 애호가라면 CTS를 대안으로 삼을 만하다. 가격은 럭셔리 5580만원, 프리미엄 6400만원, 프리미엄 AWD(사륜구동) 71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