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전자산업 '체질개선' 급하다

임동욱 기자
2015.10.18 14:36

"이러다가 일본 전자기업처럼 되는 거 아닐지 걱정이네요."

한국 전자산업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이 같은 '돌직구'를 던졌다. 한마디로 이런 추세로 가다가는 몰락한 '전자왕국'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과거 '아날로그' 전자업계를 주름잡던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 업체들을 따돌리고 업계 선두로 올라섰던 한국 기업들이 이제 중국업체들에 '왕좌'를 내줄 운명에 처했다는 '비관론'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숫자만을 볼 때 여전히 한국은 '디지털 왕국'이다. 지난 2분기 세계 D램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업체들의 점유율은 72.5%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올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0% 중반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9년 연속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움직임을 진지하게 살펴본 사람들의 표정은 어둡다. 우리가 너무 중국을 '막연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기술 격차는 크게 좁혀졌다. 극히 일부 영역을 제외하고는 제품의 '스펙' 및 '품질'만으로 승부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중국의 한 지인은 "최근 많은 한국 언론이 '샤오미(小米: 좁쌀)'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런데 이건 정말 문자 그대로 중국 업계 내에서 '좁쌀'만한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등이 글로벌시장에서 보이고 있는 위협적 행보를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5에 참여한 기업 10곳 중 4곳은 중국 기업이었다. 중국 전자기업들의 '규모'와 '속도'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높은 품질의 첨단 제품을 가장 빠른 속도로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수 있는 힘을 갖췄다.

이제 중요한 것은 우리 전자업계의 대응이다. 지금까지의 '영광'은 잠시 잊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체질개선'에 나서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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