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대우조선해양사장이 3분기를 끝으로 해양플랜트와 해외 부실 자회사로 인한 손실 늪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후 흑자전환 가능성도 높게 봤다.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으로부터 지원받을 예정인 4조원이면 조선소 운영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상태, 고재호 전 사장 등 옛 경영진에 대해서는 분식 입증이 어렵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최근 중구 남대문로 본사 집무실에서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경영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정 사장은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 5월 사장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 당시보다 살이 빠지고 피부색은 다소 검게 보이기까지 했다.
정 사장은 3분기를 끝으로 영업손실은 종결됐다고 했다. 이는 해양플랜트 잠재부실을 모두 털어냈다는 의미다.
그는 "2분기에 최대한 손실과 손실요인을 모두 도려내겠다고 했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하거나 예기치 못한 부분이 더해졌다"며 "3분기에는 보수적으로, 깐깐하게 처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4조3003억원에 달했다. 망갈리아 조선소와 풍력자회사인 드윈드, 트렌튼 등 해외 부실 자회사 탓도 있지만 대부분이 해양플랜트 공사에서 발생했다. EPC(설계·구매·시공) 위주 수주가 본격화된 2010년 이후 대우조선이 수주한 해양플랜트 물량 326억달러(36조8700억원)의 약 12%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말부터 브레이크 이븐(손익분기)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정 사장은 "단순히 브레이크 이븐만 해서 되겠느냐"며 흑자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게 될 4조원이면 수주했거나 앞으로 수주할 선박 선수금을 더해 운영에 어려움을 없을 것으로 봤다.
정 사장은 "4조원이면 추가 부실 우려는 없다고 본다"며 "수주 열심히 하고 비용 줄이고 이익은 늘려서 빨리 돈을 갚아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5월 기자간담회 때와 마찬가지로 해양플랜트보다는 상선에 집중하겠다면서도 해양플랜트 시장 침체로 천문학적 규모의 '수업료'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데는 일부 아쉬움도 내비쳤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이 강점을 보이는 LNG(액화천연가스),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상선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저유가와 함께 해양플랜트 시장이 죽었지만 뼈아픈 오늘날 경험을 살릴 기회가 없다는 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해외 자회사 부실에 의한 실적 리스크에 대해서는 "3분기에 다 반영해 이 부분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할 건 없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은 망갈리아 조선소, 드윈드 등 해외 자회사들에 빌려준 대여금과 지급보증 등 7200억여원을 모두 손실처리 했다.
그는 "드윈드는 풍력에서 완전히 철수했지만 망갈리아는 수주해놓은 선박들이 있어 당장 청산 등 조치가 어렵다"며 "팔려고 해도 살 곳이 없기 때문에 점차 다운사이징(규모 축소)하는 방향으로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부실을 고의로 은폐해왔다는 의혹을 받는 남상태, 고재호 사장 등 전임자들에 대한 고소·고발 등 법적 대응에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정 사장은 "'최고경영자의 경영적 판단이었다'라고 주장한다거나 현장을 등한시했다고 해도 이들을 비난할 수는 있지만 법 위반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제가 국민입장에서 봐도 분통 터질 일이어서 그저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