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제네시스로 '신 시대' 열겠다" 현대차 美법인 가보니..

로스앤젤레스(미국)=박상빈 기자
2015.11.17 17:08

美공략 심장부 'HMA'…"현대차 올 美성적 B..제네시스 독자 브랜드 성장할 것"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 공항에서 1시간가량 차량으로 이동한 파운틴밸리시에는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HMA·이하 미국법인)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법인 신사옥은 G(제네시스)브랜드 론칭에 앞서 현대차가 미국에서 럭셔리 마케팅에 진출했음을 방증한다." 데이브 주코브스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사장이 미국 공략의 심장부를 찾은 한국 취재진을 앞두고 사옥을 소개한 말이다.

2년여간의 공사 끝에 지난해 초 완공된 미국법인 신사옥은 '다음 세대'(제네시스)로 도약하기 위한 현대차의 고민이 역력해 보였다.

세계적 건축디자인 회사 겐슬러사가 디자인을 맡은 대지면적 7만2800㎡, 건축면적 2만2440㎡의 신사옥은 정사각형(Square) 모양으로 거대한 풍채를 드러냈다.

HMA를 비롯해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의 미국 사무소가 위치한 이곳에는 현지 주재원 17명 등 현대차 직원 500여명을 비롯해 1400여명의 현대차그룹 직원들이 일하고 있었다. 한변이 100m가량으로 이뤄진 사옥 곳곳에는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직원들이 각자의 업무에 집중하고 있었다.

사무실 곳곳에는 '협업'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된 개방형 회의 공간 등이 많았다. 일반보다 넓은 간격으로 배치된 사무실 자리는 향후 현대차가 미국에서 더 성장한 이후 채용될 직원들을 위한 빈자리라고 현지 직원은 말했다. 새삼 현대차가 글로벌 기업임이 느껴진 대목이었다.

지난 6월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제이디파워(J.D.Power)가 발표한 '2015년 신차품질조사(IQS)'에서 2위를 기록해 받은 상패를 비롯해 사옥 곳곳에서 각종 수상 사례가 다수 포착됐다. 2009년 1월 1세대 제네시스가 아시아 대형차 최초 '북미 올해의 차'를 수상하는 등 수많은 역사가 담겼던 기존 사옥을 허물며 신사옥을 건설한 것이 다음 세대로 향하기 위한 의지의 발로라고 현대차의 한 직원은 말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1985년 4월 미국 LA 인근 가든그로브시에 '현대모터아메리카'를 설립한 것으로 역사를 시작했다. 이듬해 2월 소형차 엑셀을 현지 출시한 것은 29년 전의 일이다. 진출 21년만인 2007년에 달성한 '500만대 판매'는 8년이 더 지나 지난달 '1000만대 판매'라는 2배 기록으로 성장했다. 50개로 시작했던 딜러사는 30년 사이 833개로 증가했다.

신사옥 1층 로비와 8차선 고속도로를 향하는 외부 한 단면도 이같은 성과를 축하하고 있었다. 1000만대 돌파를 알리는 플래카드 외에도 외부 전시된 벨로스터,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쏘나타 등 주요 차량뿐 아니라 현대차가 공식 후원 중인 미국풋볼리그(NFL)의 행사 차량인 금빛 투싼이 이목을 끌었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경쟁을 벌이는 미국은 현대차에게 전세계 판매량(지난해 496만1877대)의 14.6%(지난해 72만5718대)를 차지하는 주요 시장일 뿐 아니라 최근 회복세에 더 중요성이 높아진 시장이다.

현대차는 올해 1~10월 미국 시장 판매량이 63만8195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했으나, 전체 시장 성장률인 6%보다는 못 미치는 상황이다.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며 픽업트럭과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지만 현대차의 라인업이 싼타페와 투싼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전세계 800만 시대를 연 현대차가 최근 도전을 선언한 '럭셔리 브랜드'의 성공을 위해서도 미국 시장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올해 전세계 881만6200대가량의 고급차 예상 수요중 24.5%(215만7422대)를 차지하는 거대 고급차 시장이다.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HMA)/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이에 기존 강점을 가진 승용차의 인기를 지속하기 위해 신차를 출시하는 것과 동시에 추후 SUV라인업을 확충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오는 17일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15 LA 오토쇼'에서 볼륨모델인 엘란트라를 출품해 이르면 연말 판매를 시작하는 한편 내년 6월부터 알라바마 공장에서 싼타페 생산을 시작하고, 향후 2020년까지 5~6가지 SUV 차종을 투입한다는 전략을 검토중이다.

여기에 다음달 한국에서 출시되는 에쿠스 후속 '제네시스 EQ900'의 현지명인 G90를 내년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출시해 1000만대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제네시스가 1, 2세대를 걸쳐 '브랜드'로 독립할 수 있게 확신을 준 미국 시장에서 G90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현대차는 자신하고 있다.

주코브스키 사장은 "기존 딜러사 중심의 숍인숍(Shop in Shop)으로 G90를 론칭한 뒤 향후 제네시스 차종이 추가되면 새로운 딜러망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제네시스 1, 2세대를 통해 얻은 마케팅 경험과 서비스 경험 등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킬 것이고, 미국에서 연간 4만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 HMA의 성적은 미국 자동차 업계가 기록적으로 성장하는 데 못 미쳤기 때문에 B 점수를 매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난해대비 2배 이상 판매된 투싼을 투입한 것과 엘란트라의 기록적인 판매를 이어간 것은 잘한 점으로, 향후 나날이 발전하는 상품을 개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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