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전자, 2년만에 中 매출 10조 감소…판이 바뀐다

박종진 기자
2016.04.04 05:48

[2005~2015년 삼성·LG전자, 지역별 매출 분석]북미↑, 유럽·중국↓…글로벌 영업지도 변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양대 전자기업삼성전자와LG전자의 세계 영업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오랜 경기침체에 빠져 있는 유럽 지역 비중은 계속 줄어들고 프리미엄 전략으로 입지를 굳힌 미주 시장에서 추진력을 얻고 있다.

신흥시장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지만 중국에서 제동이 걸렸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매출이 갈수록 쪼그라든다. 삼성전자는 중국 매출만 2년 새 10조원이 줄었다.

◇북미서 웃는 삼성-LG전자, 프리미엄 전략 차별화

3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5년 미주(북미+중남미)에서 68조944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삼성전자 매출액(200조6535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4%로 가장 크다.

미주지역 매출 비중은 2013년 30.3%, 2014년 33.3% 등 매년 높아지고 있다. 21.2% 수준이던 2005년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매출액이 4배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반도체는 물론 가전에서도 시장장악력을 키우는 중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냉장고, 세탁기 등 북미 주요 생활가전 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LG전자도 2015년 매출액 16조3963억원을 달성한 북미가 최대 시장이다. 매출비중 29%로 국내(25.3%)를 제치고 지역별 매출 1위다. LG전자는 새로 내놓은 초(超)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를 6월 미국에도 론칭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경제불안 유럽·중남미, 고전 이어져

반면 유럽 지역 매출 비중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만 해도 유럽 비중이 23%였지만 지난해에는 19.2%까지 떨어졌다.

LG전자 역시 2005년에는 유럽 매출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2015년에는 10% 수준으로 위축됐다. 소비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서 LG전자는 지난해 유럽에서만 매출이 7164억원 감소했다.

신흥시장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LG전자는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 지역 특화제품을 앞세워 매장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는데 그 결과 지난해 이 지역 매출 비중이 8%대로 올라섰다. 전사적인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매출액은 4조6999억원으로 2년 만에 5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경제불안이 심한 중남미에서는 양사 모두 고전을 겪었다. LG전자는 지난해 중남미에서만 1조5000억원가량 매출이 빠졌다.

◇전자 대국 급부상 중국, 韓 양대 기업 매출 '날개 잃은 추락'

더 큰 문제는 중국이다. 스마트폰과 TV, 반도체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중국업체들이 거세게 쫓아오면서 빠른 속도로 현지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2014년 초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1위를 달렸지만 이제는 화웨이, 비보, 샤오미, 오포 등 현지업체들에 치여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날 처지다.

TV에서는 막강한 내수 시장을 등에 업은 하이센스, TCL, 스카이워스 등이 무섭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는 올해 이들 중국 TV제조사들이 세계 시장점유율에서도 3~5위를 휩쓸 것으로 분석한다.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기술격차가 많이 벌어져 있지만 중국이 본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중국 칭화유니그룹과 XMC 등이 각각 35조원과 28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실적 감소는 숫자로도 확연히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2013년 중국 매출이 40조1512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달성했으나 2014년 33조264억원, 2015년 30조9863억원으로 가파르게 떨어졌다. 불과 2년 만에 약 10조원의 매출이 사라진 셈이다.

LG전자는 2005년 중국 매출이 6조8732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3조2606억원으로 줄었다. 10년 만에 매출이 늘기는커녕 반 토막 이하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LG전자에서 차지하는 매출비중도 15.5%에서 5.8%로 급락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고전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다른 선진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하고 성장 시장에서 지역별 맞춤형 제품을 강화하는 한편 후발업체가 따라올 수 없는 신사업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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