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형 무공해 초소형차를 국내로 들여오겠다던 르노삼성자동차의 오랜 숙원이 마침내 이뤄졌다. 관련 법규 미비로 1년 동안 국내 출시가 미뤄지고 있는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얘기다.
르노삼성이 트위지의 국내 출시를 발표한 건 지난해 5월이었다. 치킨 외식업체 'BBQ'와 손잡고 '초소형 전기차 실증사업' 계획도 발표했다. 하지만 규제 장벽에 가로막혔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초소형 전기차가 승용차와 이륜차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8일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트위지의 국내 도로운행을 마침내 허용하기로 했다. 작고 깜찍한 '전기차'를 올 하반기부터 국내 도로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트위지를 직접 타본 건 국내 출시 계획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해 3월초다. 프랑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20km 떨어진 이블린의 르노테크노센터를 방문했을 때다. 트위지 등 르노의 전기차를 시승했다. 르노그룹 본사 한 켠에 마련된 시승 코스를 두어 바퀴 돌고 오는 짜릿한 경험이었다. "차는 많은데 도로가 좁고 주차공간이 부족한 한국에 적격인 차". 트위지 시승을 마친 후의 느낌이 이랬다.
트위지는 언뜻 꼬마자동차 '붕붕'을 연상시킬 정도로 앙증맞다. 전장 2335㎜, 전폭 1233㎜, 전고 1451㎜의 크기로 일반 승용차는 물론 경차보다도 훨씬 작다. 승용차 1대를 주차하는 공간에 3대의 트위지가 들어간다. 차 무게는 474kg에 불과하다.
차문은 새의 날개를 연상시킨다. 갈매기 날개 모양의 '걸윙 도어' 방식의 문이다. 문을 열고 있는 모습은 날개를 펴고 비상을 준비하는 듯한 인상이다. 2인승 좌석은 좌우가 아닌 앞뒤로 배치돼 있다. 차체가 작지만 운전석과 뒷좌석 모두 불편하지 않았다. 계기반도 '콤팩트'하다. 타원형의 디지털 계기반은 배터리 충전량과 속도계, 기어단수 정도만 표시한다. 기어는 'D-N-R'로 구성돼 있다.
운전 조작은 여느 승용차와 다르지 않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전기차 특유의 유연하고 미끈한 움직임으로 전진한다. 트위지는 LG화학의 6.1㎾h 리튬이온 배터리를 쓴다. 가정용 220V 전원을 이용해 3시간 반이면 완속으로 충전할 수 있다. 유리창이 별도로 달려 있지 않아 차 밖의 소음은 그대로 전달됐다.
최고속도는 80km/h다. 응답성이나 주행능력을 일반 승용차에 빗대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직선 도로에서 시속 70~80km까지 무난히 속도계를 올린다. 시승코스엔 로터리(원형 교차로)가 많았다. 회전시 쏠림현상이 없지 않지만 스쿠터 같은 이륜차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안전하다. 안전벨트와 에어백도 달려 있다. 제동력도 수준급이다.
트위지는 2012년 첫 출시 이후 유럽에서만 1만8000대 이상 팔렸다. 카셰어링과 일반 가정의 세컨드카로 주로 활용된다. 트렁크 공간이 최대 180ℓ까지 늘어나는 장점 덕에 근거리 소매물류 운송차량으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국내에선 먼저 배달용 차량이나 관광지 이동 수단 등으로 활용될 것 같다. 한 번 충전하면 100km를 갈 수 있어 도심 출퇴근용 차량으로도 제격이다. 르노삼성은 1인 가구 증가와 친환경차 바람 덕에 트위지의 국내 성공 가능성을 낙관하고 있다. 국내 생산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