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AI 가속기용 회로박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 기업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42,450원 ▼1,350 -3.08%)는 국내 생산라인을 AI 가속기용 회로박 중심으로 전면 전환하는 도전에 나섰다. 여기에 회로박 생산라인 추가 증설까지 염두에 두며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SK증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AI 가속기용 회로박 시장은 지난해 1만4500톤에서 2028년 3만1000톤으로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2030년에는 그 규모가 5만4000톤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업계에서는 AI 가속기용 HVLP4(초극저조도 4급) 회로박이 향후 최소 2년간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박의 일종인 회로박은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는 데 사용돼 AI 반도체 밸류체인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공급 부족의 가장 큰 이유는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맞물린 고성능 GPU·ASIC(맞춤형 반도체) 수요 급증이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대형 데이터센터 투자가 공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고다층(MLB) 기판과 고속·고주파 특성을 요구하는 AI 가속기용 패키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 미쓰이금속이 전체 회로박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도 공급 부족을 부추기고 있다. 미쓰이금속은 △회로박 두께를 2~5마이크로미터(㎛·머리카락 30분의 1) 수준으로 구현하는 초박형 기술 △표면 조도를 극도로 낮추면서도 접착성과 내열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한 독자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기업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AI 회로박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기존에 전지박을 주로 생산하던 회사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HVLP4급 회로박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회사는 올해 AI용 회로박 사업을 확대해 질적 성장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기존 전지박을 생산하던 전북 익산공장을 전면 회로박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당초 2028년을 목표로 했던 전환 계획도 최근 2027년으로 1년 앞당겼다. AI 가속기용 기판 수요 증가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계획대로라면 익산 공장의 회로박 생산능력은 올해 6700톤에서 2027년 1만6000톤까지 확대된다. 이를 토대로 회로박 사업 매출을 올해 2.6배 이상 늘리고 내년에는 한 자릿수 중반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해 흑자 전환한다는 목표다. 고부가 제품 비중을 빠르게 끌어올려 전지박 중심의 사업 구조를 첨단 반도체 소재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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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회로박 추가 증설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익산공장 증설 이후에도 고객 수요가 이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생산설비 증설을 위한 부지 검토와 인프라 확보, 차세대 설비 도입 등 사전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