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붕어빵 인재와 4차 산업혁명

이정혁 기자
2017.05.23 15:09

"우리 사회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취업할 때까지 소위 '정답 고르기'만 시키며 붕어빵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첫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지명된 김동연 후보자(현 아주대 총장)는 22일 지명 이후 첫 번째 공식 석상인 아주대 열린 특강에서 우리교육의 현주소를 이렇게 평가했다.

김 후보자의 이 같은 인식은 재계나 산업계가 그동안 꾸준하게 요구해온 '교육혁신'과 궤를 같이한다. 초·중·고등학교 12년 동안 오로지 대학입시 하나만 바라보는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은 경쟁력을 상실한 지 오래됐다는 설명이다.

아직도 중학교 교과서에는 '깍두기를 담글 때 반드시 2㎝로 썰어야 한다'는 게 정답으로 정해진 것이 현실이다. 이런 고질병은 고등교육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심지어 공학교육도 단순정보나 지식습득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산업계의 판단이다.

지난해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재계를 중심으로 산업계 등에서 터져 나오고 있지만, 이와 같은 교육을 받고 과연 거대 글로벌기업과 제대로 부딪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사이 과거 전 세계 전자업계를 호령한 일본은 '전자왕국'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며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로봇활용 등을 골자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을 위한 법체제(경제산업성 주관) 정비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린다. 여기에는 '정보기술(IT) 붐'을 조성하는 차원에서 의무교육 과정에 '프로그램밍'을 필수로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물론, 우리도 내년부터 일선 학교에서 '코딩교육'을 의무화하나, 기존과 같은 콘텐츠(Contents) 교육 방식으로는 오히려 사교육비만 늘어날 공산이 크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코딩은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며 생전에 코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금 이 시대에 왜 코딩이 필요한지' 등 소프트웨어(SW)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전제로 한 콘텍스트(Context) 교육으로 갈아타야 제조업 일변도의 산업 체질을 4차 산업혁명에 물결에 맞춰 심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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