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확 달라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강조한 ‘변화와 혁신’이 시무식에서부터 나타난 것. 참여 계열사, 형식 등 모든 면에서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대강당에는 오전 7시40분 임직원으로 가득 찼다.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윤여철 현대·기아차 부회장,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등 계열사 주요 임원들도 모두 참석했다.
7시45분 정 부회장이 무대 아래 객석 맨 앞줄 가운데 착석하자 시무식이 바로 시작됐다. 지난해 주요임원들이 무대 위 의자에 앉아 있던 것과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의자가 있던 무대에는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대형 화면이 설치됐다.
시무식은 정 수석부회장의 주재로 진행됐다. 정 수석부회장이 시무식을 주재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계열사별로 별도 시무식이 진행됐고, 현대차는 윤 부회장이 임직원 대표해 시무식을 주재했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단상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윤 부회장의 신년사를 경청했다.
하지만 올해는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단상에 올라 그룹이 올해 나아가야할 목표와 방향을 담은 신년사를 발표했다. 정 수석부회장 체제로 현대차그룹이 완전히 자리를 잡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정 수석부회장이 경영의 전면에 나서는 것과 동시에 계열사별 시무식에서 그룹 통합 시무식으로 돌아왔다. 2016년까지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주재로 그룹 시무식이 진행됐지만 이후 2년은 계열사별로 진행이 됐다.
정 수석부회장이 아버지의 자리를 대신한다는 인상을 줬다. 신년사에서도 정 수석부회장은 정 회장에 대한 언급을 자주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우리 그룹은 회장님의 탁월한 리더십과 ‘품질경영’·‘현장경영’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중략)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5 자동차 업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등 9분여의 신년사에서 6번이나 정 회장을 언급했다.
신년사 발표 방식도 과거와 달랐다. 올해는 프레젠테이션 방식이 사용됐다. 정 수석부회장이 임직원에게 그룹의 나아가야할 방향을 발표하는 모습이었다. 정 수석부회장의 신년사에 맞춰 화면이 바뀌며 관련 자료가 나왔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 임직원에게 생각과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했고, 시무식에서 변화와 혁신을 먼저 보여줬다.
이날 시무식 뒤에는 ‘변화와 혁신 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2007년부터 임직원에게 수여하던 상이지만 시무식에서 시상식이 열린 것은 처음이다. 향후 ‘변화와 혁신’을 그룹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일상에서부터 열린 마음으로 서로 다름의 가치를 존중하고, 새로운 시도와 이질적인 것과의 융합을 즐겨달라”며 "실패를 회피하고 비난하는 문화에서 탈피해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로부터의 교훈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문화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