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TV사업 철수 공식화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에 결단
갤럭시 AI로 모바일 시장 공략
현지 기업들과 협업 확대 추진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TV·가전사업을 중단하는 데는 장기간 이어진 수익성 악화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가전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중국기업들의 저가·물량공세까지 겹치면서 사업지속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특히 국내 가전기업이 강점을 지닌 프리미엄시장에까지 중국기업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더이상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결단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높은 품질과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수시장에서 고전해왔다. 실제 삼성전자의 중국 내 세트제품 판매법인인 SCIC의 매출액은 2015년 약 11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7000억원대로 급감했다.
중국 가전업계는 2010년대 중반부터 M&A(인수·합병)를 통해 글로벌 기업과 기술격차를 빠르게 줄였다. 미국 GE(제너럴일렉트릭)의 가전사업부와 이탈리아 빌트인 브랜드 캔디를 인수한 '하이얼', 토시바 TV사업부와 슬로베니아 고롄예, 차량용 에어컨업체 샌드홀딩스를 인수한 '하이센스'가 대표적이다. TCL 역시 최근 소니의 TV사업부를 사실상 인수하면서 프리미엄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상황에서 현지사업 철수라는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TV 신제품 출시 당시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던 용석우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보좌역은 출시행사에서 "중국사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여러 형태로 (사업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시사했다.
중국에서 모바일·반도체·의료기기 등 사업은 유지한다. '심계천하'(W 시리즈) 등 중국시장에 특화한 스마트폰과 서비스를 이어가는 한편 갤럭시 AI(인공지능) 기능을 앞세워 시장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현지 소비자 맞춤형 AI 기능개발을 위해 중국 내 AI기업들과 협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생산라인 역시 기존대로 운영한다. 삼성전자는 중국 쑤저우에 가전공장을, 시안에 반도체공장을 뒀다. 특히 시안에서는 삼성전자 전체 낸드플래시의 약 30~40%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첨단산업분야의 연구와 생산협력, 투자 등에 집중한다.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을 고려해 중국 본토에서 사업을 재편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