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6 파격 인하, 테슬라에 맞불

EV6 파격 인하, 테슬라에 맞불

강주헌 기자
2026.05.07 04:00

기아, 최대 5500弗 가격 하향
소비자 실질적 구매장벽 낮춰
美 보급형 트림시장 가격전쟁

기아 EV6 GT. /사진 제공=기아
기아 EV6 GT. /사진 제공=기아

기아가 미국시장에서 주력 전기차 모델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며 시장점유율 방어에 나섰다. 테슬라가 보급형 트림을 출시하며 촉발한 가격경쟁에 정면으로 맞서 실질적인 구매장벽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 미국법인은 2026년형 EV6 가격을 이전 모델 대비 최대 5500달러(약 800만원) 인하했다. 기본트림인 EV6 라이트 SR RWD 모델의 경우 3만7900달러로 책정해 직전 모델(4만2900달러)보다 5000달러 저렴해졌다. 윈드와 GT-라인 트림도 각각 5500달러 낮춘 4만4800달러, 4만8700달러로 확정했다.

이는 미국 내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혜택 종료와 테슬라의 저가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테슬라는 지난해말 모델Y 스탠더드 트림을 3만9990달러에 내놓으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경쟁에 불을 붙였다. 그간 모델Y보다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운 EV6은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 출시로 가격역전 현상이 발생하자 4만달러선을 깨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현대차에 비해 미국시장에서 기아의 전기차 판매는 성장세지만 모델별 판매지표는 엇갈린다. 올해 1~3월 기준 기아 EV6의 미국 판매량은 2023대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감소했다. 반면 3열 대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인 EV9는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대비 481% 급증한 1349대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에 기아는 EV6의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전체 전동화 모델의 판매 볼륨을 유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기아는 현대차와 다른 촘촘한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면서 하반기에 미국시장에 엔트리급 SUV인 EV3을 투입해 수요층을 두텁게 하고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쉐보레 볼트 EV와 닛산 리프 등이 형성한 저가형 전기차시장에서 대안모델이 될 것이라고 본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 전체에도 보급형 모델을 대거투입해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낸다.

전기차 판매실적도 호조를 보인다. 기아는 지난달 국내에서 전년 동기 대비 131.3% 급증한 1만3935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친환경차가 대세로 자리잡은 유럽에서는 지난 3월 5만8750대를 팔아 월간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가격조정은 북미 소비자들의 구매저항선을 낮추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전기차 수요둔화 국면에 파격적인 가성비 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을 방어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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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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