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장사업팀 인력을 1년만에 5배 이상 키우며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에 승부수를 걸었다. 지난해 전사차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할 당시 전장사업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한 점에 비춰보면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1월 현재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규모는 총 170여 명으로 파악됐다. 2015년 연말 조직개편 당시 신설한 전장사업팀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30여 명 수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적인 충원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10조원을 투입해 인수한 미국 전장전문 기업 하만(HARMAN)과 별개로 자체 전장사업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대대적인 R&D(연구·개발) 인력 확보에 나섰다. 전장사업팀 출범 3년차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는 것도 인력 충원의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하만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9'에서 새로운 디지털 콕핏을 선보였다. 박종환 전장사업팀장(부사장)은 "올해 유럽과 중국 차에 디지털 콕핏이 탑재된다"고 강조했지만, 업계 전반의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전자업계와 달리 전장사업에서 만큼은 후발주자다. 자동차 사업을 매각한 이후 배터리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실적이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대규모 인력 투입은 전장사업팀에 힘을 실어주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3년간 180조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가운데 25조원을 전장과 AI(인공지능)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중국 전기차 업체 BYD 등 글로벌 완성차·전장업체를 방문하는 등 AI 연계 전장사업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장사업팀 진열을 재정비한 삼성전자가 전장 관련 대규모 M&A(인수합병)에 당장 뛰어들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하만과의 시너지 효과가 아직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데다 자칫 '해외기업 쇼핑'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