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전면적인 직급 개편 검토

이건희 기자
2019.03.21 15:26

현행 5단계 일반직 직급을 2단계로 축소하는 방안 검토…日 토요타 2000여명 호칭을 '간부'로 통일

현대자동차가 임직원 직급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의선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지난해부터 추진한 기업문화 혁신 작업의 일환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임원까지 포함해 직급을 전체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포함한 다양한 혁신안을 검토 중이다. 공청회와 노동조합과의 개편안 공유 등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이르면 올 하반기에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방안은 현재 5단계(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로 나눠진 일반직 직급을 주니어(사원-대리), 시니어(과장급 이상) 두 단계로 묶는 것이다. 직급을 없애고 서로 '00님'으로 부르는 방안도 있다. 여기에 임원 등 고위직까지 포괄한 직급 개편도 검토되고 있다.

현대차 개편안은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올해 단행한 직급 개편과 연관 사례로 꼽힌다. 토요타는 차장·부장 등 중간관리자와 상무 등 임원을 포함한 총 2300명의 호칭을 '간부' 하나로 합쳤다. 59명에 달했던 상무와 상무이사 직책은 아예 폐지했다. 토요타는 지휘 계통을 간소화함으로써 신속한 경영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 내부에서 부장·차장이 많아지면서 직급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임원진 개편까지 포함해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직급 체계를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내용은 없다"면서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현대차의 직급 개편 고민은 4대그룹 중 다소 늦은 편이다.삼성전자등 삼성그룹 전자계열사는 지난 1일부터 직급체계를 커리어레벨(CL) 1~4단계로 통합했다. 서로에 대한 호칭은 '프로님'으로 바꿨다.

SK그룹은 직급 통합에 앞장서고 있다.SK텔레콤은 2006년부터 임원, 팀장을 제외한 모든 직원의 호칭을 매니저로 통일했다. 이후 다른 계열사도 테크니컬 리더(TL,SK하이닉스), 프로페셔널 리더(PL,SK이노베이션) 등 통일된 호칭을 도입했다.

LG그룹 역시 2017년부터 △사원 △선임(대리·과장) △책임(차장·부장) 제도를 정착했다.

이들 대기업은 호칭 파괴를 통해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로 통합된 직급 체계로 일하는 직원들의 목소리는 회사 기대와 일치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대기업 직원은 "호칭이 통일됐지만 결국 사내 인터넷을 통해 사번을 검색하고 위아래를 구분하게 된다"며 "외부 인사와 만날때는 예전 방식대로 소개하고, 영문 직급도 여전히 그대로 남겨두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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