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시아나, 다시 '비상의 기회' 왔다

김남이 기자
2019.11.10 17:18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 마감일인 7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아시아나항공이 설립자인 금호가(家)의 품을 30여년 만에 떠난다. 이번 주 아시아나의 새로운 주인이 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최종 선정된다.

아직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주식(구주)의 가격과 우발채무 등의 문제가 남았으나 업계는 시간문제로 본다. 연내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이 5000억원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최대 주주로서 매각을 진행해서다. 사실상 금호산업이 아시아나를 매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현재까지 아시아나 매각은 성공적이다. 당초 예상됐던 1조5000억~2조원의 매각가를 뛰어넘는 2조5000억원을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써냈다.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다.

일부에서는 높은 인수가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2조원이 넘는 금액이 아시아나 투자용으로 쓰인다는 점에서 다른 M&A(인수·합병)와는 성격이 다르다. 아시아나 입장에서는 새로운 도약을 할 기회가 될 수 있다. HDC도 그것을 노리고 베팅을 했다.

아시아나는 가능성이 있다. 최근 LCC(저비용항공사)에 밀려 고전하고 있으나 여전히 지난해 기준 국제선 점유율이 16%나 된다. 장거리 노선으로 좁히면 점유율은 20% 이상으로 높아진다. 지난해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이 8785억원에 달한다. 기본적으로 장사는 된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열악한 재무구조였다. 8000억원 이상의 돈을 벌어도 빚 갚기에 급급했다. 지난해에만 장기차입금과 사채 상황에만 1조5000억원 이상을 썼다.

보통의 기업은 회사채 발행으로 사채를 차환 하지만 아시아나는 떨어진 신용등급에 돈을 빌려줄 곳을 찾지 못해 계속 현금이 유출됐다. 돈을 빌려도 더 비싼 이자를 줘야했다. 지난해 이자로만 1471억원이 나갔다. 재무구조가 열악해지고 자본시장이 외면하는 악순환이 지속됐다.

이 말은 재무만 탄탄해지면 경쟁력을 크게 회복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A급의 신용등급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나가 자회사가 된다면 다양한 방법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인수 자금 중 1조7000억원이 유상증자로 쓰이면 아시아나의 자본은 2배 이상 불어난다. 부채비율을 절반 아래로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부채상환 등을 감안하면 250%까지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아시아나는 세계 항공사 서비스 품질을 평가하는 스카이트랙스로부터 최고등급인 '5성급' 항공사로 인정받은 국내 유일한 항공사다. 대한항공(4성)보다 높다. 매각의 시작은 우울했으나 끝은 빛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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