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조양호 회장) 세대가 물러나며 아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시대가 본격 도래했다. 60년대생이 대거 중용되며 조직이 한층 젊어졌다. 이와 함께 의사결정 단계를 줄여 빠른 조직으로 탈바꿈한다.
1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 서용원 ㈜한진 사장, 강영식 한국공항 사장 등이 동시에 물러났다. 모두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인물이다.
석 사장은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은 유지하는데, 올 초 한진칼 주총에서 2대 주주 KCGI(강성부 펀드)의 반대에도 임기 3년의 사내이사에 재선임된 상징성이 크다.
석 사장은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경영기획실장, 미주지역본부장 등을 맡은 '기획통'이다. ㈜한진과 한진해운 사장 등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조양호 회장이 생전 ‘능력 있는 사람’이라며 항상 곁에 뒀던 인물이다.
서 사장은 조양호 회장과 동갑으로 오랫동안 보필했다. 총무와 인사 등을 맡아 그룹 내 살림살이를 총괄했다. 그룹의 궂은일도 가리지 않면서 오너일가의 신뢰도 컸다. 강 사장도 그룹 안팎에서 ‘가신’으로 불린 인물이다.
아버지 세대의 퇴진과 함께 1962년 생의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한항공 대표이사에 오른다. 또 부사장으로 이승범(1959년생), 하은용(1961년생), 장성현(1969년생) 전무가 승진했다.
㈜한진은 노삼석 대한항공 화물사업본부장 전무(1964년생)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서 사장의 후임을 맡는다. 한국공항은 현 대한항공 자재부 총괄 유종석 전무를 후임으로 임명됐다.
특히 하 부사장과 장 부사장은 전무B에서 부사장으로 사실상 두 단계 승진했다. 조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은 사장 이하 임원 직위체계를 기존 6단계(사장-부사장-전무A-전무B-상무-상무보)에서 4단계(사장-부사장-전무-상무)로 축소했다.
이와 함께 임원을 20% 이상 감축했다. 기존 회장 포함한 임원 규모가 108명에서 79명으로 줄었다. 조직을 간결하게 운영해 더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게 조 회장의 생각이다.
조 회장은 지난달 29일 취재진을 만나 "현재 항공시장이 결코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회사는 계속 발전해야 하고 적응해서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업 변화에 따라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