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10년간 400만톤이 넘는 각종 폐전자제품을 회수하면서 '녹색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화두로 떠오른 순환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적극 동참해 친환경 경영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4일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0'에 따르면 2009~2019년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거둬들인 폐제품 규모는 403만톤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750만톤의 폐전자제품 회수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누적 규모가 벌써 절반을 넘어선 만큼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회수한 각종 폐제품에서 나온 구리와 알루미늄, 철, 플라스틱 등과 같은 자원은 2만4524톤이었다. 이 가운데 1882톤 규모의 재생플라스틱은 삼성전자의 다양한 제품으로 재탄생했다.
삼성전자의 녹색경영 이념은 이건희 회장이 자서전을 통해 밝힌 "공해 없는 기업, 지구와 자연을 해치지 않는 기업, 인류에 해가 되지 않는 기업"이다.
이를 토대로 삼성전자는 △'삼성환경선언(1992년)' △'녹색경영 가치체계(2008년)' △'중장기 로드맵 에코매니지먼트2020(2014년)' 등 여러 친환경 정책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녹색경영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갈수록 환경 이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경쟁사간 제품의 성능이나 가격뿐 아니라 친환경 정책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미 2017년에 모든 아이폰을 재활용 자원으로만 만들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특히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2017년 발표한 친환경 전자제품 평가에서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애플과 MS(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에 밀려 'D-'를 받은 것도 친환경 정책에 우선 순위를 두는데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연간 5억대의 제품 포장재를 종이 등 친환경 소재로 바꾸고, 비닐과 플라스틱을 완전 퇴출하는 '탄소 제로 방안'을 내놨다.
삼성전자 신제품에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졌다. 기존 제품을 폐기하지 않고 양문 교체만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제공하면서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비스포크' 냉장고가 대표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친환경 정책의 경우 기업 이미지는 물론 실제 판매에도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엔 친환경 인증을 획득한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삼성전자의 친환경 정책도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