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스타'에 열광하는 MZ세대?…가전업계 온라인 마케팅 '올인'

이정혁 기자
2020.09.12 09:00

[MT리포트-가전특명, MZ세대를 잡아라]②

"금성사 에어-콘을 찾습니다"

지난달LG전자미디어 플랫폼인 'LiVE LG'에는 1980년대 감성을 소환하는 깜짝 이벤트가 하나 올라왔다. LG전자 공조 기술의 모태인 금성 에어컨 출시 20주년을 맞아 전국에 숨어 있는 '골드스타'(Goldstar) 마크 에어컨을 긴급 수배한다는 내용이었다.

고객 반응은 의외로 뜨거웠다. 특히 레트로(복고)에 열광하는 MZ세대(1980~2000년생, 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골드스타' 인증이 급물살을 탔다.

온·오프라인 경계 희미…삼성 '비스포크' 유튜브 영상 1300만회

최근 MZ세대가 소비층의 주역으로 급부상하며 가전 업계 마케팅 전략도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은 이견이 없다. 관련 인력을 대거 확충하고, 온·오프라인 마케팅 경계도 허무는 추세다.

MZ세대 놀이터는 특히 SNS다. IT(정보기술)와 스마트폰과 같은 각종 모바일 기기를 다루는데 익숙한 세대답다.

매년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 등 최신 IT 기능이 들어간 가전을 내놓는 업체 입장에선 MZ세대의 눈길을 사로잡아야 제품 흥행이 보장된다. 그런 면에서 유튜브는 확실한 MZ세대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자사 가전제품에 '이제는 가전을 나답게'라는 통합 슬로건을 내건삼성전자는 MZ세대 취향 저격에 가장 적극적이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신제품 출시행사를 온라인으로만 진행하고, 유튜브 영상도 빠짐없이 공개한다.

삼성전자가 유튜브에 올린 1분 남짓한 '비스포크' 냉장고 영상은 조회수가 무려 1300만회에 달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영상 밑에 달린 '#MYBESPOKECODE', '#나만의 비스포크', '#가전을 나답게' 같은 해시태그가 MZ세대 유입에 한몫 단단히 했다는 평가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은 지난달 자사 뉴스룸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나만의 공간에 대해 애착을 두고 자신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나심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내부 연구 조직은 물론 외부 전문가, 이종 업종간 협업으로 새로운 소비자의 생활 문화와 취향을 세밀하게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MZ세대에 주목하는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다

B2B 업체도 MZ세대 눈도장 찍기…유튜브는 필수

B2B(기업간거래)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반도체와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를 만드는 기업들도 MZ세대 마케팅에 합류했다. 일반 소비자가 반도체 부품을 직접 구매할 일은 없지만 MZ세대를 상대로 온라인 마케팅을 벌이면 기업 이미지 개선에 큰 효과가 있어서다.

2018년부터 MZ세대를 겨냥한 브랜드 광고를 선보인 SK하이닉스는 급기야 이달 초에는 유튜브에 시트콤까지 올렸다. "요즘 언택트 때문에 바쁘다던데..."라는 제목의 이 특이한 광고는 공개 1주일 만에 조회수 1100만건을 돌파했다.

B2B 대표 제품인 MLCC를 생산하는삼성전기도 최근 유튜브에 '라떼는 말이야'라는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공채 3급(대졸) 신입사원 모집을 MZ세대 타깃 마케팅과 연계한 것이다. 이들 기업은 일반 소비자와 별다른 접점이 없는 B2B 기업이지만 MZ세대에게 친숙한 '바이럴 마케팅' 전략을 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MZ세대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활동에 더 익숙하다"며 "잘 만든 유튜브 영상 한편이 판매 신장은 물론 기업 평판까지 바꾸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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