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몇 대 파느냐가 주 목적이 아닙니다."
1억원대 TV 출시를 놓고 관련 업계에서 나온 얘기다.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TV'와 LG전자 'LG 시그니처 올레드R'(롤러블 TV)의 가격은 각각 1억7000만원, 1억원이다.
일반인들은 "이렇게 비싼 TV가 팔릴까" 하는 걱정을 하지만 업체들은 판매에 자신감을 보인다. 앞으로 초고가 TV 시장이 전체 매출 증가에 톡톡히 기여할 것으로 본다. 브랜드 간접 홍보나 이미지 상승은 매출액 못지 않은 효과다.
시장조사업체 DSCC(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츠)는 마이크로 LED TV 시장이 2026년 총 2억2800만 달러(약 2483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전 세계 TV 시장의 0.2%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그 상징성은 이보다 훨씬 크다.
DSCC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 TV는 홈시어터 설비를 가진 일부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이라며 "워낙 높은 가격으로 주류는 되지 못하더라도 전 세계 부유층에게 삼성을 알릴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5~6년은 마이크로 LED TV 사업에서 큰 폭 수익을 올리기 힘들지만 14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 업체로서 기술력은 확실히 알릴 수 있다. 마이크로 LED는 LG전자와 미국 애플, 일본 소니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삼아 R&D(연구·개발)에 착수한 상태인데 가정용 TV 출시는 삼성전자가 최초다.
특히 앞으로 마이크로 LED TV 모델이 점차 늘어날 경우 '규모의 경제' 효과로 가격도 자연스럽게 떨어질 전망이다. 98형짜리 'QLED TV'의 출시 초기 가격은 1억원에 육박했지만 현재 6000만~7000만원대로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TV 가격을 초고가로 책정한 것은 기본적으로 팔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며 "이와 함께 글로벌 TV 업계 톱 브랜드로서 기술 선도 자리를 지키려는 의지"라고 말했다.
초고가 TV는 브랜드 효과를 극대화해 한 단계 낮은 제품 판매를 유도하는 '낙수효과'도 무시 못한다. LG전자 롤러블 TV가 전시된 일부 프리미엄 매장은 다른 곳과 비교해 올레드 TV 판매 비중이 훨씬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3분기 LG전자 올레드 TV 출하량은 50만대를 돌파하며 전체 OLED TV 중 5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롤러블 TV 출시를 계기로 낙수효과가 생기면 올레드 TV 비중은 이보다 3~5%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 브랜드 이미지 강화도 기대할 수 있다. '생활 가전은 물론 프리미엄 TV도 올레드 TV'라는 공식이다. LG전자는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 출시 이후 전사 차원의 가전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인 경험이 있다. 이에 따라 롤러블 TV를 계기로 올레드 TV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노릴 수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롤러블 TV는 높은 판매량을 보이지 않더라도 워낙 상징성과 간접홍보가 크기 때문에 나쁠 게 없는 장사"라며 "OLED 진영 안에서 중국 업체들과 차별화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