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오 갈릴레이 시대 이후 천재들은 망원경을 통해 '눈으로' 찾아낸 화성 겉의 선들에 대해 화성인이 만든 운하(canal)라고 여겼다. 화성인이 있든지, 적어도 과거엔 있었다는게 이땐 상식이었다. 이 상식이 깨진건 400여년이 지나 미국의 바이킹2호가 화성에 내려앉은 이후였다. 운하로 보이던 구조물들은 화성엔 있지도 않았고 화성의 흙에서는 어떤 미생물 반응도 없었다.
그런데 화성인이 없다는 확인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었다. 이후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연구자들의 노력 덕에 인류는 화성 이주(테라포밍)를 꿈꾸게 됐다. 황량하고 오지게 추운 화성이지만 언제고 인류가 들어가 살 구조물을 만들게 될거라는건 이제 새로운 상식이 됐다. 우주를 우리 곁으로 끌어당겨준 천재 칼 세이건은 저서 코스모스에서 "그렇게 되면 화성인은 존재하는 것"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수성도 마찬가지다. 태양과 가까워 항상 불타오르고 있지만 수성에서 살게 해줄만 한 에어컨을 발명한다면 가서 살지 말라는 법이 없다. 먼 미래겠지만 화성 다음엔 수성에 가서 살 궁리를 누군가 시작할 것이다. 적어도 얼어죽을 걱정은 안해도 되지 않나.
이런 천재들의 공상이 현실이 되는 동력은 돈이다. 테슬라 걱정을 안 하는 유일한 주주가 일론 머스크라는 말이 있다는데, 테슬라가 너무 훌륭해서라기 보다는 머스크의 온 신경이 스페이스X(엑스)에 쏠려있기 때문이란다. 테슬라는 화성으로 가는 스페이스X의 연구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여러 수단일 뿐이라는거다. 공자님 말씀대로 '사람의 길을 궁리해 하늘의 이치에 통하는' 작전이다.
#.한화그룹이 얼마 전 만든 새 그룹광고가 조용한 화제다. 1분 남짓으로 광고 치곤 짧지 않은데, 결국 하고자 하는 말은 '그래서 우리는 우주로 간다'는 거다. 한화는 누리호 핵심인 엔진을 만들었다. 비록 작년 1차 발사에 궤도 진입엔 실패했지만, 첫 발걸음이 미래에 얼마나 큰 성과로 이어질지 우리는 안다. 한화도 광고에 그런 메시지를 충분히 담았다. 아이들을 위한 한 걸음. 미래를 말하고 있다.
남들이 돈도 안되는 저걸 왜 하냐고 걱정했던 현대중공업그룹의 발사대 사업도 누리호 발사의 주연이다. 2013년에 쏜 나로호가 33.5m였는데 누리호는 47.2m로 길어졌다. 14m 남짓 길어지는 과정에서 선체부터 엔진, 연료까지 기술은 차원이 다르게 어려워졌다. 조립을 총괄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연소시험을 진행한 현대로템이 없었다면 누리호도 없었다.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에 비해 많이 늦지만 그렇다고 훌륭하지 않은게 아니다. 우주는 무한히 넓고 우주를 개척하는 일은 꾸준히 해야 하는 사업이며 이 과정에서 열릴 시장에도 한계가 없다. 일론 머스크가 아니라 바로 우리가 우주를 말하고 미래를 말하기 시작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아이작 뉴턴이 했다는 말처럼 인류는 우주라는 바다에 이제 막 발가락이나 발목을 적신 어린아이일 뿐이다.
누리호는 오는 6월 2차발사에서 다시 한국산 기술을 가득 품고 우주로 향한다. 1차 발사에서 700km 상공 도달에 성공한 누리호가 이번엔 어떤 성공을 거둘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