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화학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재활용 플라스틱 단지 울산ARC(Advacned Recycle Cluster)가 SK그룹의 리밸런싱 대상이 됐다. 사업 축소와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9일 화학 업계에 따르면 SK지오센트릭은 올 상반기부터 울산ARC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왔다. 최근에는 우선 울산ARC 내 'PP(폴리프로필렌) 추출' 생산공장 설립 중단을 결정했다. SK지오센트릭과 울산ARC에 관련 합작사를 만들 예정이었던 미국의 퓨어사이클은 28일(현지시간) "투자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현지 증권시장에 공시했다.
울산ARC는 세계 최초 플라스틱 종합 재활용 단지로 2025년 완공 후 2026년 가동되는 게 목표였다. 총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연 32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예정이었다. PP 추출, 해중합, 열분해유 등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모두 적용키로 했었는데 그 중 한 축이 없어진 것이다.
울산ARC의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 SK지오센트릭은 퓨어사이클과 제휴 등을 바탕으로 PP 추출로만 연 7만6000톤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잡고 있었다. 여기에 해중합과 열분해유 사업도 리밸런싱 대상이어서, 울산ARC의 규모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열분해유의 경우 복수의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후처리 기준 4만~5만톤 수준의 선주문을 받은 상태로 파악된다.
울산ARC 완공 시점도 2026년 이후로 밀릴 전망이다. 단지를 구성하는 3대 기술이 모두 리밸런싱 대상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에 가동 시점을 장담할 수 없다. 남은 해중합과 열분해유 사업을 어떻게 추진할 지는 지난 24일 선임된 최안섭 SK지오센트릭 신임 사장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화학 업계 관계자는 "SK그룹 차원의 사업 재조정이 울산ARC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석유화학 산업이 장기 불황에 빠진 것 역시 사업 축소·연기의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