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섬유 '아라미드', 친환경 바람 타고 뜬다

김도균 기자
2025.04.02 09:02
아라미드 수출량 추이/그래픽=김지영

국내 아라미드 섬유 생산 1위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아라미드 호황'을 흡수할 길목에 섰다. 주로 통신망 광케이블에 쓰이는 아라미드는 올해 초부터 글로벌 수요가 빠르게 늘고있는데다 친환경 산업재 관련 수요도 추가로 불어날 전망이다.

2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국내에서 수출된 아라미드 원사는 1819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출 금액은 3% 늘어난 2812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같은 아라미드 수출 약진은 올해 연간 글로벌 수요 확대를 발판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게 업계 관측이다. 업계는 올해 아라미드 섬유의 글로벌 수요가 지난해보다 5~6% 증가한 12만톤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5G 어드밴스드'(5G-Adanced) 통신망 구축을 위한 투자가 늘어난 게 최근 아라미드 수출 확대의 배경이다. 아라미드 섬유는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도와 뛰어난 인장력을 지녀 광케이블을 내부에서 지지해주는 보강재 역할을 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안보 등을 이유로 중국 통신 장비업체에 대해 강한 규제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에서 통신 장비 교체 수요가 늘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아라미드 가격은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톤당 1만1800달러 수준에서 꾸준히 상승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아라미드 연간 생산량을 기존 7500톤에서 2023년 말 1만5310톤으로 2배 늘리는 증설을 완료했다. 이는 국내에서는 1위, 글로벌 3위에 해당하는 생산량이다. 글로벌 점유율은 11%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상대로 광케이블발 수요 확대가 연중 지속되면 증설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친환경 분야에서 아라미드 수요가 올라갈 수 있단 점도 긍정적이다. 유럽연합(EU)은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의 배기가스뿐 아니라 타이어나 브레이크 패드가 마모되면서 발생하는 미세입자도 오염물질 배출기준에 포함하는 '유로7'을 시행할 예정이다. 규제가 적용되면 브레이크 패드의 내마모성을 높일 수 있는 고강도 소재인 아라미드 펄프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 아라미드 펄프는 아라미드 원사에 물리적 마찰을 가해 부스러기 형태로 만드는데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펄프 증설도 마쳐 연간 30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아라미드는 해상풍력 분야로도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부유식 해상풍력에서 발전체를 바다에 고정하는 계류 로프나 케이블, 해양 구조물에 적용되는 강화 복합소재용 섬유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철강재가 주로 사용됐지만 높은 인장강도와 내염성, 경량성을 모두 갖춘 아라미드가 대체재로 부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라미드는 생산 공정이 까다롭고 초기 진입 장벽이 높아 기술력 확보가 곧 시장 지배력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고부가 소재"라며 "최근 해상풍력과 같은 친환경 분야에서도 아라미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전략적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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