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급과잉·美 관세압박도 벅찬데…3중고 빠진 철강

김도균 기자, 양윤우 기자
2025.08.28 04:40

노란봉투법 후폭풍
원청 고소·임단협 중단…곳곳 노조리스크 가시화
"업계 전반으로 확대 우려 보완입법 나서야" 목소리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원청 고소/그래픽=이지혜

일명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통과 사흘 만에 현대제철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그룹 총수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미국의 고율 관세로 위축된 철강업계가 노조 리스크까지 겹치며 '삼중고'에 빠졌다는 평가다. 재계는 노조법 개정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제조업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이하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찾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안동일 전 현대제철 대표이사 등 3명을 상대로 고소장을 냈다. 이들이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을 위반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현대제철이 협력 업체 직원들을 수년간 사실상 자기 직원처럼 다루면서 교섭을 거부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지속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번 고소는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을 고소한 첫 사례다.

철강업계의 다른 한 축인 포스코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포스코 노사는 최근 17차 임금·단체협약(임단협) 본교섭을 벌였지만, 노조가 사측 최종안을 거부하며 협상을 중단했다. 교섭 개시 3개월 만이다. 앞서 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지회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여러 차례 제기한 바 있어 법적 갈등 재발 가능성도 거론된다.

장기적인 업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철강업계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조강 생산능력은 2018년 23억7000만 톤에서 2027년 26억2000만 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과잉 설비 규모도 같은 기간 4억7000만 톤에서 7억2000만 톤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이후 연간 10억 톤 이상의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미국의 '고율 관세'라는 새로운 변수도 등장했다. 미국 정부가 철강·알루미늄 수입품 관세를 25%에서 50%로 높이자, 국내 업체들은 수출 부담이 커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2억8341만 달러로 2021년 3월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3억8255만 달러)과 비교하면 25.9% 감소한 규모다.

실적 역시 부진하다. 현대제철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 1018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률은 1.7%에 그쳤다. 포스코는 영업이익률 5.7%를 기록했지만, 호황기였던 2021년(16.1%)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원·하청 갈등이 국내 제조업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는 노란봉투법이 사용자 개념을 지나치게 확장해 산업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실제로 현대제철 하청지회가 원청 대표뿐 아니라 그룹 총수까지 피고소인으로 지목하면서 그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바꾸라는 소리"라며 "보완 입법과 대체근로 허용 등 후속 조치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