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탈중국, 현실적으로 어려워"…韓中 배터리 오월동주

최경민, 김지현 기자
2025.11.12 16:01

[MT리포트-탈중국 배터리 소재] ④ 탈중국 속 협력 기조

[편집자주] 탈중국 배터리 공급망 확보. 그 자체가 '자원 안보'를 위한 것이면서 동시에 미국 등이 보장하는 거액의 보조금을 확보하는 길이다. 기업들은 피할 수도 외면할 수도 없는 그 길을 향해 과감한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배터리 AMPC 수령 위한 탈중국 소재 비중/그래픽=윤선정

에코프로는 그룹 차원에서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법인'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에서 △니켈 등 원료를 저렴하게 구입해 △전구체를 만들고 △이를 활용한 양극재 양산까지 진행하면서 제품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에코프로는 이 비전 실행을 위해 인도네시아 현지 제련소인 그린에코니켈(GEN) 등의 지분 38%를 매입했다. 하지만 GEN의 경우 중국계 기업의 지분율이 52%에 달하고 있어서, 에코프로가 지분율 조정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중국 측 지분율이 25%가 넘으면 미국에서 PFE(제한대상외국기업)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내년부터 배터리에서 PFE 비중이 40%를 넘을 경우 완성차·배터리 고객사가 미국에서 AMPC(생산세액공제) 등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현실적 이유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만봐도 중국 기업들의 손길이 안 닿는 곳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며 "100% 중국을 피해 원료를 조달하기 힘든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니켈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배터리 정보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리튬 정제 시장의 63%, 코발트의 80%, 흑연의 98%를 장악하고 있다.

에코프로가 투자한 인도네시아 제련소의 모습

기술적 변수도 존재한다. LG화학은 지난달 중국 시노펙과 SIB(소듐이온전지) 핵심 소재 개발을 위한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SIB는 리튬이 아닌 나트륨을 주로 활용하는 차세대 배터리로 △원재료 수급이 용이하고 △가격 경쟁력이 높으며 △저온에서의 성능 저하가 적으면서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SIB의 경우 중국이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한 곳이다. 중국 CATL 등은 이미 SIB의 양산 계획까지 세워뒀다. 중국은 2030년까지 전세계 SIB 제조 물량의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생산 거점이다. SIB 기술을 따라가야 하는 국내 기업 입장에서 중국 측과의 제휴 속에 공급망을 확보하는 작업이 어느정도 필요하다.

배터리 소재 공급망에서 중국은 물량뿐만 아니라 기술적 측면에서도 시장 선도 위치까지 올라왔다. 중국을 100% 배제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유다. 탈중국 공급망을 구축하면서도 중국 측과 실리적인 부분에서는 손을 잡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의 거래가 시장을 확장하는 의미 역시 있다. 지난 6월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체리자동차와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계약을 체결했고, 솔루스첨단소재는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된 전지박을 유럽에 위치한 CATL 배터리 공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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