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달에도 미국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며 3년 연속 연간 최다 판매량 달성을 앞뒀다. 하이브리드(HEV) 차량들이 인기를 끌며 성장세를 주도한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미국발 25% 고율 관세 리스크를 덜어낸 만큼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15만4308대로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했다. 동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8만2306대를 팔며 전년 동기보다는 판매량이 2% 소폭 줄었다. 현대차 단일로는 7만4289대를 팔며 전년 동기보다 2.3% 감소했다. 다만 투싼이 역대 최대 판매량인 2만3762대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베뉴가 2059대로 35.4%, 팰리세이드가 9906대로 10.3% 증가하는 등 SUV 중심의 수요가 유지됐다.
제네시스 판매량은 8017대를 기록하며 0.2% 증가했다. 올해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 8000대를 넘어섰다. GV70이 3438대로 6.3%, GV80이 2844대로 18.8% 증가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기아는 7만2002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니로는 5230대로 222%, 셀토스는 6286대로 66.4%, 카니발은 7362대로 49.5% 늘어나며 판매 성장을 이어갔다.
이 같은 흐름이 유지된다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시장에서 3년 연속 연간 기준 역대 최대 판매량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67만3772대로 전년 154만8333대 대비 8.1% 많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 170만8293대를 감안하면 이달 중 기존 기록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성장세를 이끈 것은 HEV로 1~11월 누적 29만3512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보다 48.3% 급증했다. 현대차가 16만6180대로 36.7% 늘었고 기아는 12만7332대로 66.6%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성장세를 더 키워 현대차 HEV가 2만377대, 기아 HEV는 1만5795대로 총 3만6172대 팔리며 신장률을 48.9%까지 끌어올렸다. 전체 판매량 내 비중도 23.4까지 확대됐다.
다만 미국 내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로 1~11월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8만8473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5% 줄었다. 미국 IRA 폐지로 전기차 보조금이 없어지면서 10월부터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한 탓이다. 9월만 해도 8408대였던 아이오닉 5 판매량은 10월 1642대, 11월 2027대로 쪼그라들었다.
현대차그룹은 캐즘과 장기화와 하이브리드 인기에 대응해 전기차 전용 공장인 현대자동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 하이브리드도 혼류 생산을 병행할 방침이다.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만 생산하던 라인업을 팰리세이드 HEV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 소비자 사이에서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를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하이브리드 비중 확대와 현지 생산 기반 강화 전략을 병행한다면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는 더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