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인 임박한 석유화학 구조조정…기업들 '막판 스퍼트' 분주

최경민 기자
2025.12.08 06:10
석유화학 구조조정 방안/그래픽=임종철

석유화학 구조조정 방안 제출 데드라인이 임박했다. 정부가 시한을 맞추지 못하면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유지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도 막판 속도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GS칼텍스는 여수 NCC(납사분해시설) 감축과 관련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양사 NCC는 여수 화학산업단지 내에 인접하고 있어서 설비 통폐합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돼왔다. LG화학과 GS칼텍스는 각각 연 200만톤, 90만톤 규모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는 NCC를 여수에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이 NCC를 GS칼텍스에 매각하고 합작사를 설립한 후 통합 운영을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매각 비용, 감축 규모, 운영 방식 등과 관련해 양사 간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의 지분 50%를 보유한 셰브론과의 의견 조율 등이 변수다. 양사가 합의안을 도출한다면 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에 이은 석유화학 구조조정 '2호 빅딜'이 이뤄지게 된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합작사인 여천NCC는 지난 8월 가동을 중단한 연산 47만톤 규모의 3공장을 폐쇄하는 카드 등을 만지작 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에서는 SK지오센트릭(66만톤), 대한유화(90만톤) 등이 외부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SK에너지의 김종화 대표가 SK지오센트릭 대표까지 겸직키로 했는데, 이 역시 정유-화학 수직 계열화 강화를 염두에 둔 인사로 해석된다.

각 기업들이 몇 주 안에 어떠한 방식이든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정부는 NCC 270만~370만톤 감축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안을 올해 내에 제출하라고 요구해왔다. 최근 대산에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합산 NCC 규모를 연산 195만톤에서 85만톤으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발표하는 등 구체적 성과도 나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여수산단을 찾아 석유화학 업계를 향해 "시한을 맞추지 못한 기업들은 정부 지원에서 제외되고, 각자도생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화학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가 강력하기에 기업 입장에선 어떤 시나리오라도 제출하려고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기업 간 합의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감축 방향성과 계획이라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들이 자체적인 NCC 감축안이라도 만들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첫 결과물을 만들어낸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이뤄질 지 여부도 관건이다. '고통 분담 없이는 혜택도 없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었기에 정부가 제시할 '당근'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한국산업은행은 지난 5일 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 채권단을 불러 자율협의회를 개최했다. 채권단이 향후 실사 등을 거쳐 자구책을 수용하면 금융지원 방안 등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양사는 NCC 감축안 외에도 각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포함한 자구안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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