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8일 "기업 스스로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경쟁 환경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개선을 촉구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간담회'에서 "글로벌 경쟁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고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과거의 방식만으로 이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공정거래법이 제정된 지 48년이 되는 동안 한국 경제가 오늘날과 같은 성장을 이뤄낸 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이 컸다"며 "성장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날 수 있는 시장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 역시 공정한 시장 질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며 자율규제를 통해 경영 관행과 문화를 지속해서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다만 우리 경제는 지금 성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래를 향한 기업의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뒷받침하는 정부 정책 지원에 대한 수요도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협의를 통해 혁신과 검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솔루션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제계는 담합·불공정거래 위반 시 징역·벌금·과징금이 한꺼번에 부과될 수 있는 중복 제재 구조가 경영 리스크를 지나치게 키운다고 지적해왔다. 또 내부거래나 지배력 남용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모호한 데다 공정거래법과 다른 법 간 공시·보고 의무가 겹치면서 규제 준수 비용이 과도하게 늘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최 회장도 지난달 20일 "공정거래법이 열심히 기업집단을 규제해 왔지만 아무도 그게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대한민국의 성장에 맞춘 새로운 규제의 틀이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요청한 바 있다.
이날 대한상의 회장단은 공정거래법상 형벌 개선과 CP(공정거래 자율 준수) 인센티브 확대, 공정거래법과 다른 법 간 중복 공시 해소 등을 주 위원장에게 건의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한국 경제는 선진국 수준의 발전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부문 간 격차, 계층 간 불평등이 심화하고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비효율적으로 비대해진 기업 집단의 경제력 집중, 경제 주체 간의 협상력 불균형, 사회 양극화가 큰 숙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대기업은 혁신을 가속화해 글로벌 리더의 위상을 지켜야 한다"며 "정부는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에너지·디지털 인프라 확충, 첨단 전략 산업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