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이 3년 뒤 1000억달러(148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강한 AI(인공지능) 메모리 수요와 시장 구조 변화, 공급 제약 장기화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마이크론은 18일 진행한 회계연도 2026년 1분기(2025년 9~11월) 실적 발표에서 HBM 시장이 2028년 1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시장 규모가 350억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연평균 성장률은 약 40%에 이른다. 1000억달러는 지난해 전체 D램 시장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다.
산자이 메루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HBM 시장이 1000억달러에 도달하는 시점이 기존 전망보다 2년 앞당겨졌다"며 "지속적이고 강력한 산업 수요와 공급 제약이 맞물리며 시장이 매우 빡빡한 상황이고, 이런 환경이 2026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의 최근 실적은 '공급 제약'이 만든 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마이크론의 분기 매출은 136억달러로 D램 매출이 108억달러를 차지했다.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전체 매출과 D램 매출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다음 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HBM 증산이 D램 공급 환경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HBM 생산을 확대하면 일반 DDR5 생산 능력이 약 3대 1 비율로 감소하는 생산 능력 잠식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HBM 세대가 고도화될수록 범용 D램의 생산능력 잠식 효과는 더 커진다.
마이크론은 "현재 주요 고객의 수요를 절반에서 3분의 2 수준까지만 충족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려면 추가적인 클린룸 공간이 필요하지만 지역을 가리지 않고 클린룸 증설에 필요한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요 증가와 공급 제약 구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공급 제약이 2026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메모리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과 수익성 방어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분기 가격 협상에서 D램 공급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했다.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을 계속 상향 조정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최근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5조6965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61%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14조7223억원으로 22.7% 늘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글로벌 최대 D램 생산능력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HBM과 일반 D램 가격 상승의 최대 수혜가 전망돼 내년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가시권 진입이 기대된다"며 "내년 1분기에도 심각한 공급부족에 따른 큰 폭의 가격 인상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