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방문 앞두고 재조명…현대차가 지켜낸 상하이 임시정부청사

임찬영 기자
2026.01.04 09:45
상하이에 위치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모습/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이재명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보존에 기여한 민간외교 활동이 재조명되고 있다.

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이 대통령은 방중 마지막 날인 오는 7일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찾을 계획이다. 이번 방문은 임시정부 출범 100주년을 기념하는 일정이다.

이 대통령의 임시정부 청사 방문 계획이 알려지면서 현대차그룹이 과거 임시정부청사 보존을 위해 기울였던 노력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2004년 5월 중국 상하이시 정부청사에서 한쩡(韓正) 당시 상하이 시장과 면담을 갖고 임시정부청사 보존 차원에서 청사가 위치한 상하이시 로만구 지역 재개발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2010 상하이 엑스포'를 앞두고 있던 상하이시는 임시정부청사를 포함한 로만구 일대 재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다. 비교적 낙후된 임시정부청사 주변 지역 약 1만4000평을 쇼핑센터와 위락공간을 갖춘 상업지구로 조성하는 프로젝트였다.

이 과정에서 국내에서는 상하이시 로만구 재개발 프로젝트를 외국 기업이 맡을 경우 임시정부청사의 온전한 보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우리 정부 역시 상하이시에 임시정부청사 주소지인 '306롱 3~5호와 318롱 전체'의 보존을 공식 요청했다.

그러나 상하이시는 임시정부청사 인근 지역이 수십 년간 소외 지역으로 남아 있었다는 점을 들어 임시정부청사 인근만 재개발 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우리 정부가 상하이시 측 인사를 직접 만나 의견을 전달하기도 여의찮은 상황이 이어지자 현대차그룹이 나섰다. 정 명예회장이 직접 상하이시 측에 한국 기업이 재개발 사업을 담당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정 명예회장은 "첨단의 미래와 옛 황금기 중국의 모습이 공존하는 국제도시 상하이에 위치한 임시정부청사는 한국의 독립혼과 정통성을 상징하는 장소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 민족적·역사적으로 중요한 공간"이라며 "임시정부청사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국민의 지대한 관심을 감안해 한국이 재개발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양띵화(楊定華) 상하이시 부비서장 겸 도시개발담당관도 참석해 상하이시와 현대차 간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졌다.

이후 한쩡 상하이 시장과 이창동 당시 문화부 장관의 면담이 성사됐고 상하이시가 추진하던 재개발 프로젝트가 유보되면서 임시정부청사는 결국 온전한 모습으로 보존될 수 있었다.

신현택 당시 문화부 기획관리실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국제 공개입찰을 실시하고서도 계획 자체를 전면 보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중국 정부가 이 사안을 중대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며 "임시정부청사 보존을 위해 민관이 혼연일체로 협력해 범국가적 과업으로 추진한 노력이 중국 정부에 충분히 전달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은 △내몽고 사막화 방지 사업인 '현대그린존' 프로젝트 △소외 지역 소학교를 지원하는 '꿈의 교실' 프로젝트 △수소 에너지 관련 역량 교육 프로그램인 '수소과학 교실'(HTWO 광저우 주재)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중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독립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그 가치를 다음 세대로 전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인적·물적 자원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가보훈부와 협력해 보훈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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