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위축·관세 변수 '엎친데 덮친 격'

최경민 기자
2026.01.28 04:17

양극재 등 핵심소재 타격 배터리 가격 인상 불가피
LG화학 '테네시공장' 등 美 '현지 거점' 확보 사활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LG화학 양극재 공장 건설 현장/사진=LG화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자 배터리업계도 긴장한 표정이다. 전기차 전방수요 부진에 시달려온 K배터리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하나 더 늘어난 것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만든 이차전지용 양극재의 미국 수출물량에는 현재 15%의 상호관세가 적용된다. 양극재의 경우 LG화학·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 등이 만든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화하면 여기에 붙는 관세는 25%로 올라가게 된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부품이다.

배터리소재업계는 일단 미국의 후속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지 않은 만큼 신중한 모습이다. 하지만 관세가 인상되면 이로울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가격에 추가관세까지 부과된다면 배터리 가격인상을 피할 수 없고 이는 전기차 가격상승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전기차 수요부진은 더욱 장기화할 수도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 상승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셈이다. 지난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구매보조금 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 미국 전기차 시장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실제로 포드 등 현지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사업을 종료하거나 비중을 축소해 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지난해말 국내 배터리사들이 미국에서 체결한 '조 단위' 계약들이 줄줄이 취소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현지거점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LG화학은 현재 미국 테네시에 연산(연간생산량) 6만톤 규모의 양극재공장을 짓고 있다. 빠르면 올해부터 생산이 가능하다.

포스코퓨처엠도 캐나다에 GM(제너럴모터스)과 양극재 합작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현지에 대규모 생산라인을 갖춘 상태여서 관세의 직접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럼에도 전체 전기차 시장의 위축은 반길 일이 아니다.

한 업체 관계자는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지만 결국 가장 볼륨이 큰 전기차 시장이 살아나야 한다"며 "관세까지 25%로 오른다면 전체 미국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의 침체는 더욱 깊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관세정책이 오락가락하는 것 자체가 거대한 불확실성"이라며 "실제 관세인상이 이뤄질지 모르겠지만 기업경영에 도움될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 국회가 역사적인 무역협정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자동차, 목재, 제약을 포함한 모든 상호관세에 대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에서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관련내용을 논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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