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원 수주잔고 본격 실현..일회성 아닌 구조적 성장 기조

LG전자(194,000원 ▲8,600 +4.64%)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가 분기 최대 실적 경신을 이어가며 그룹 내 핵심 수익창출원(캐시카우)으로 자리 잡고 있다. 100조원을 웃도는 수주잔고가 본격적으로 매출과 이익으로 전환되고, 전기차 수요 회복까지 맞물리면서 실적 성장이 일회성이 아닌 구조적 성장 국면에 들어선 모습이다.
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VS사업부의 올해 2분기 매출은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긍정적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7일 LG전자 잠정실적 공시 이후 VS사업본부 영업이익을 1790억원(영업이익률 7.4%), 유안타증권은 1872억원(영업이익률 6.2%)으로 각각 내다봤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1260억원)과 영업이익률(4.4%)을 웃도는 수치다.
LG전자 전장사업은 2013년 VC사업본부 출범 이후 줄곧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다 2022년 흑자를 기록했다. 이후 매년 실적이 개선되며 지난해 매출 11조1400억원, 영업이익 559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3조644억원, 영업이익 2116억원을 내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도 처음으로 6%대에 올라섰다.
100조원을 웃도는 수주잔고가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매출과 이익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점이 실적 개선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전장사업은 수주 후 수년에 걸쳐 매출이 인식되는 구조여서 한 번 확보한 수주가 장기간 실적으로 이어진다. LG전자는 현대차와 BMW,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구축했다.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 축도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에서 AIDV(인공지능 기반 차량)으로 옮겨가고 있다. 디지털 콕핏,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차량용 컴퓨팅 플랫폼 등 고부가 부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LG전자의 글로벌 텔레매틱스 시장 점유율은 24.1%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3%)보다 1.1%p(포인트) 오른 수치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쌓은 AI(인공지능)·소프트웨어 역량이 이런 경쟁력의 밑바탕이 됐다. AIDV 확산으로 차량 한 대당 고부가 전장 탑재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성장 여력도 커지고 있다.
전장업계에서는 LG전자의 전장사업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전장은 B2B(기업간거래) 사업으로 반도체나 가전과 달리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며 장기 수주를 바탕으로 매출이 쌓이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고유가와 보조금 확대로 인해 전기차 수요도 회복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 대수는 19만896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3%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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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자회사들도 나란히 흑자 기조에 들어섰다. LG전자 전장사업은 VS사업본부와 ZKW,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각각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조명, 구동부품을 맡는 구조다. LG마그나는 지난해 순이익 212억원을 내며 전년(순손실 1020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는 순이익 690억원, 매출 3214억원을 거둬들였다. 멕시코 공장 가동 안정화와 비용 구조 개선, 기존 수주 물량 확대가 상승효과를 내서다. ZKW도 지난해 순이익 2523억원으로 전년(131억원) 대비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전장이 LG전자의 현재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수주를 확보하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그 수주가 이익으로 연결되는 단계"라며 "향후 AIDV 확산으로 차량당 전장 탑재 가치도 높아질 가능성이 커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