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단돈 100달러에 스텔란티스와 캐나다 합작법인의 지분 49%를 획득했다. 캐나다 공장의 경우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전진기지로 다시 태어난다. 북미에 마련한 3곳의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현지 ESS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6일 스텔란티스와의 캐나다 합작법인 '넥스트스타 에너지(NextStar Energy)'를 100% 자회사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넥스트스타 에너지의 스텔란티스 보유 지분 49%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위치한 이 공장은 연산 49.5GWh(기가와트시) 규모다.
스텔란티스는 오는 6월 100달러만 받고 이 공장 지분 49%를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할 예정이다. 사실상 무료로 공장의 절반을 넘기는 모양새다. 스텔란티스의 넥스트스타 에너지 출자금액은 9억8000만 달러(약 1조4200억원)에 달했었다.
스텔란티스의 경우 전기차 전방 수요 부진 속에 캐나다 배터리 생산라인 가동률이 떨어지며 운영비 부담이 증폭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생산 연기로 LG에너지솔루션 측에 내야 할 위약금 역시 상당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텔란티스가 지난해 캐나다에서 만들 예정이었던 차세대 '지프 컴패스' 생산라인을 미국 일리노이주로 이전한 후에 캐나다 정부가 계약위반을 통보하며 보조금 환수와 법적 조치를 경고하는 등 갈등이 극에 달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스텔란티스 입장에서 캐나다 공장이 '계륵'에 가까웠는데, 이를 과감하게 처분한 것으로 해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사실상 절반의 투자금액으로 공장 전체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캐나다 정부의 보조금을 단독으로 수혜받게 된 것도 호재다. 넥스트스타 에너지는 향후 ESS와 전기차 배터리를 동시에 생산하는 복합 제조 거점으로 거듭난다. 특히 지난해 11월 말부터 ESS용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 게 포인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이 공장의 ESS 배터리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ESS 생산 거점이 미시간 홀랜드 공장, 미시간 랜싱 공장까지 3곳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기차 전방 수요가 흔들리는 가운데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폭증 등으로 ESS가 배터리 업계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ESS 설치량은 전년 대비 40%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우드맥킨지는 향후 5년간 미국 내 ESS 신규 설치 규모가 총 317.9GWh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 기준 ESS 생산능력을 2배 가까이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북미에서만 50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현 시점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서 ESS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어서 시장 선점효과가 기대된다. 테라젠, 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탈, EG4, 한화큐셀 등을 고객사로 두고 이미 약 140GWh 규모의 누적 수주를 확보한 LG에너지솔루션이다. 올해 신규 수주는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 기록 90GWh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캐나다에 핵심 생산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북미 시장에서의 성장 기반을 더욱 확실하게 다질 수 있게 됐다"며 "급증하는 ESS 시장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뿐만 아니라 북미 기반 고객사를 추가적으로 확보하여 전기차 산업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입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스텔란티스는 지분 매각 이후에도 캐나다 공장으로부터 기존에 계획된 전기차 배터리를 지속 공급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오 필로사 스텔란티스 CEO는 "장기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전기차 배터리 공급 안정성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