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스가 지도'에 조선주 불기둥…향후 항로는 여전히 '안갯속'

최경민 기자
2026.02.22 10:00
[필라델피아=뉴시스] 고범준 기자 =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에 미국 해양청 발주 국가안보 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가 정박해 있다. 2025.08.27. bjko@newsis.com /사진=

미국이 마침내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액션 플랜을 공개했다. '초반부 한국 등 동맹국이 선박 제작·중후반부 미국이 건조'하는 방향이다. 시장의 반응은 당연히 긍정적이지만 신중론도 나온다. '아직 정해진게 아무 것도 없다'는 측면에서다.

미국 'MAP' 공개에 조선주 연일 불기둥

그럼에도 설 연휴가 끝난 이후 조선주 상승세는 파죽지세다. 실제로 조선3사 주가는 지난 19일 불기둥을 세운데 이어 20일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HD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전일 대비 6.86% 오른 45만1500원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2만9450원)은 1.90%, 한화오션(14만9900원)은 6.61% 상승했다.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스가 프로젝트를 위한 미국 해양 행동 계획(MAP)을 공개한 영향이다. 여기에는 미국과 외국 조선사 간 단계적 협력 구상을 골자로 한 '브릿지 전략'이 담겼다. 계약 초기 물량은 한국·일본 등 동맹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다가, 이후 미국으로 건조 공정 이전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미국 선박의 미국 외 건조' 가능성이 열린게 K조선 주가 호조로 연결된 셈이다. 미국은 그동안 존스법(상선)과 번스-톨레프슨법(함정)에 따라 선박의 자국 건조 원칙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는 MAP을 통해 이 두 법에 대한 우회를 시사했다. 미 해군 함정이나 전략상선단 선박 물량이 K조선의 본거지인 울산·거제 등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길이 마련된 것이다.

미국 조선업 부흥 정책 추진 계획/그래픽=윤선정

몰락한 美조선업 K조선에 손길

조선업계에서는 '예상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그만큼 미국의 조선업이 쇠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내 역량으로는 1년에 선박 5척을 만드는 것도 버겁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 300척 규모의 '황금함대' 계획을 발표했지만 미국 조선소에서는 이 목표를 달성하는게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다.

문제는 미국과 패권 싸움을 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1년에 수백척의 선박을 찍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사실이다. 이미 중국은 2024년 234척의 함정을 보유하며 미국(219척)을 넘어섰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2030년 무렵 양국의 함정 수 격차가 200척 이상으로 벌어진다. 아무리 질적인 면에서 미 해군이 앞선다해도 부담스러운 수치다. 시간은 미국 편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마스가 프로젝트 초반 물량 제작을 동맹국에 맡기겠다고 밝힌 배경이다.

여전히 안갯속인 '마스가 항로'

K-조선의 '마스가' 동참 움직임/그래픽=윤선정

다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국내 조선업계는 MAP 발표에도 미국 선박의 국내 제작을 위해서는 존스법과 번스-톨레프슨법의 개정이나 그에 버금가는 행정명령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법안 개정의 경우 사실상 어려운게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미 의회의 복잡한 권력구도, 의원들간 이해관계를 고려했을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관측이다. 이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트럼프 행정부의 숙제다. MAP 상에서 '미국 외 동맹국 제작'으로 거론된 '초기 물량'도 명확한 기준과는 거리가 있다.

마스가 프로젝트에서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면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미국 현지 진출이다. 한화는 이미 그룹차원에서 필리조선소를 인수했고, 미국에 조선소를 보유한 오스탈의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추가적인 조선소 투자도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한국조선해양 역시 미국 조선소 지분 투자 등을 지속 검토 중이다.

하지만 신중론도 여전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 조선소 가격이 치솟아서 투자가 여의치 않다는 말이 나온다"며 "마스가 자체가 K조선에 호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국내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정교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미국 조선소 확보 및 정상화를 위한 천문학적 투자비용, 비싼 인건비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선박을 미국에서 만들 경우 남는 돈이 있을 것이냐는 의문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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