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 자리에서 2026년에는 반드시 경쟁력을 회복하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부회장)
삼성전자의 주주총회 분위기가 1년 만에 크게 달라졌다.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주주들에게 고개를 숙인 지난해와 달리 1년 사이 실적과 주가가 큰 폭으로 반등하면서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은 "차별화한 기술로 경쟁우위를 지켜나가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18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7회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주총일 당시 5만8600원 수준이던 주가가 이날 장중 20만원을 돌파하면서 주총장 분위기도 예년과는 사뭇 달랐다. 올해 주총은 약 1200명의 주주가 참석해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전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333조6000억원의 사상 최대매출을 달성했다"며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해 한국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000조원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특히 경영진의 메시지에서는 '경쟁력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전 부회장은 "그간 경쟁력 회복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고객사로부터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GTC 2026' 현장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의 모습은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 인프라의 핵심 파트너임을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다.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하게 협력해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쟁력 회복을 바탕으로 후속제품인 HBM4와 HBM4E, HBM5, 커스텀 HBM 등 모든 분야에서 탁월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며 "메모리와 파운드리, SoC(시스템온칩), 디자인, 어드밴스드 패키징 역량을 모두 갖춘 반도체기업은 세계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다시는 지난해와 같은 반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주들은 전 부회장의 발언에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보상체계와 인재유출 문제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전 부회장은 "반도체부문의 성과급 지급률이 낮아지며 임금경쟁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반도체 경쟁력 회복에 따라 성과급 지급도 늘어나는 추세로 개별 인센티브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확대 등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해서는 "경영실적이 개선되면 배당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주환원정책에 대해서는 경영진과 이사회가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2027년 초까지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최근 메모리 가격상승 등 원가부담으로 실적악화 우려가 제기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의 경쟁력 강화방안도 언급했다. 노태문 DX부문장 사장은 "대외 리스크를 신속히 감지하고 시나리오별 대응체계를 구축해 견실경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어머니, 동생과 함께 처음 삼성전자 주총을 찾은 50대 한모씨는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경영을 잘하고 있다고 본다"며 "반도체산업의 변동성이 크지만 어려웠던 파운드리(위탁생산)사업도 점차 개선되는 것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파업 논의가 나오고 있는데 노사가 원만하게 해결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