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판 다보스포럼'을 지향하는 '세마포 월드 이코노미(Semafor World Economy, 이하 SWE)'에 참가해 미래 모빌리티(이동성) 비전을 제시했다. 로보틱스와 AI(인공지능)가 주축이 되는 차세대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동시에 에너지 수요 증가 대응,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구현을 위해 수소 사업에 한층 속도를 낼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등과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콘래드호텔에서 개막한 SWE에 참석했다. SWE는 미국의 디지털 뉴스 플랫폼 세마포가 개최하는 경제 콘퍼런스로, 글로벌 기업 CEO(최고경영자)와 주요국 민관 글로벌 리더 등이 참석한다.
정 회장은 행사 개막에 앞선 지난 12일 세마포와 인터뷰에서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비전을 밝혔다. 그는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를 현대차그룹의 핵심 미래사업으로 꼽으며 "첨단 AI로 구동되는 협업 로봇과 인간을 연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 조지아주의 HMGMA(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에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를 배치하는 한편, 2030년까지 연간 최대 3만대의 아틀라스 생산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지속가능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는 수소 에너지를 꼽았다. 데이터센터, AI 인프라, 전동화 운송수단의 증가로 글로벌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수소가 최적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AI·수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외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미국에선 2028년까지 260억달러(약 38조원)를 투입해 로봇 공장 등을 건설한다. 한국에선 새만금에 약 9조원을 투자해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 AI 데이터센터, 1GW(기가와트)급 태양광 발전, AI 수소 시티 등 미래 신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할 방침이다.
무뇨스 사장은 14일 SWE의 '모빌리티의 미래' 세션에 연사로 참여해 글로벌 모빌리티 혁신과 에너지 전환에 관한 논의를 주도할 예정이다. 유가 변동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큰 글로벌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 정책의 일환으로 현대차그룹의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을 소개한다. 그는 글로벌 시장의 성장과 고용, 기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 있는 투자와 중장기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또 럭셔리 세그먼트의 혁신을 선도하는 사례로 제네시스를 소개할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지난 2022년부터 세마포의 창립 파트너로 협력해왔으며, 이번 행사 기간 라운지를 운영해 참석자를 대상으로 브랜드를 홍보한다.
한편 장재훈 부회장은 "SWE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로봇·AI·에너지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사업 전환, 국내 및 대미 투자 등 전략적 과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실행해 나갈지 그룹 내에서 많은 토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