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이 국민적 관심사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말 노사협상이 결렬되고 반도체 공장 파업 이슈가 불거진 뒤 불과 한 달 보름여 동안에 국내 언론에서 1만4000여건의 기사가 쏟아졌다. 이번 파문은 이미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섰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대표 기업이고, 500만명에 가까운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한 번이라도 거래를 해봤던 이들과 그 가족들을 포함하면 사실상 거의 전 국민이 주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사 분쟁은 결국 해피엔딩입니다"는 잔뼈가 굵은 기업 노무 담당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극한 충돌을 벌이다가도 마침내는 악수하고 끝난다는 얘기다. 기업이 망하지 않는 한 결국에는 '합의'를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은 다르다. 합의와 별개로 우리 사회에 던진 숙제가 만만치 않다.
'영입이익 N%' 요구, 대다수 국민은 그저 어리둥절할 뿐인 1인당 6억~7억원 수준의 성과급 등이 등장했다. 과거에는 꿈도 못 꿀 수백조원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현실화되고 있다. 기업의 기록적 이익은 누구의 몫인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그래서 고민해볼 필요도 없었던 천문학적인 이익의 배분 문제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영업이익 15%'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주주의 투자, 선배들로부터 축적돼온 회사의 기술 역량과 경영진의 성과, 협력회사의 노력과 연구개발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의 동행, 국가의 정책 지원에 국민적 배려까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기여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왜 가장 먼저, 세금을 떼기도 전에 영업이익에서 자신들의 몫을 15%씩이나 챙겨야 하는지 합리적 이유를 설명하고 있지 않다.
기준이라면 SK하이닉스가 앞서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합의해놓은게 전부다. 세계 주요 기업사에서 '영입이익 N%'를 현금 성과급으로 뿌리는 전례는 없다. 불과 3년전 1분기에만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적자가 4조6000억원이었는데 이 때는 직원들이 월급을 반납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성과의 권리를 주장하려면 손실의 책임도 져야하는 것 아닌가. 성난 주주들이 소송을 예고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해도 "끝이 아닌 시작"으로 보는 분위기다. AI(인공지능) 전환기에 직업의 소멸, 노동시장 구조 변화 등 속속 닥쳐올 또 다른 측면에서의 거대한 소용돌이를 고려하면 어려운 숙제는 이제 겨우 첫장을 연 것일 수도 있다. 분명한 건 치열하게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지 않으면 자멸한다는 사실이다. 각국이 원팀으로 사활을 걸고 벌이는 글로벌 경쟁에서 내분은 곧 파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