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3D' 파국 막았지만… '3D' 파도 몰아친다

박종진 기자, 김남이 기자, 최지은 기자
2026.05.22 04:02

삼성이 남긴 명암
상한없는 'N% 성과급' 연쇄파장 우려
배당보다 3배 더, 주주 반발 해소 과제
상대적 박탈감, 양극화·조직문화 주목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왼쪽부터)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미노(Domino) 칩이 무너지듯 산업 전반에 몰려올 연쇄파장과 디스카운트(Discount) 그 자체가 될 기업가치 급락, 극단의 분열과 갈등(Divide)은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자칫 우리 경제를 단숨에 수렁으로 몰아넣을 뻔한 키워드들이다. 지난 20일 밤 노사가 극적 타결을 이루면서 '3D' 파국은 막았다. 노사가 끝까지 머리를 맞댔고 정부가 끈질기게 중재하면서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치는 반도체산업을 벼랑 끝에서 구한 셈이다.

자멸에선 벗어났지만 숙제는 지금부터다. 최악을 피했을 뿐 여전한 3D 리스크를 풀어가야 해서다. 먼저 도미노 효과다. 삼성전자는 스스로 밝혔듯 다른 기업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 국내 대표기업으로서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일단 성과급 배분에서 반도체부문이 다 같이 나누는 금액(40%)보다 이익을 낸 사업부에 주는 비율(60%)을 높이면서 최소한의 성과주의 원칙을 지켰다. 노조의 '제도화' 요구도 조건(영업이익 200조원 달성 등)을 걸고 10년간 적용하는 방식으로 접점을 찾았다. 하지만 '상한 없는 이익 N%식 성과급'이 삼성에 도입된 것 자체가 재계에 미치는 충격이 상당하다. 당초 노조의 요구보다 상당부분 줄이기는 했지만 적자사업부에도 억단위 성과급을 주는 선례가 생긴 점도 기업들로서는 부담이다.

자연스레 또다른 D(Divide)로 상징될 수 있는 '갈등'이 격화할 수밖에 없다. 총파업이란 사태는 막았지만 노노갈등은 민낯을 드러냈다. 고전하는 완제품 담당의 DX(디바이스경험)부문과 메모리사업부는 특별성과급이 약 100배 차이가 날 전망이다. 돈을 둘러싸고 보여준 내부갈등은 조직문화 훼손, 기업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다. 협력회사의 상대적 박탈감 등 양극화 문제는 또다른 사회적 비용이다.

디스카운트 해소도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안았다. 전날(20일)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에 장중 3%대 하락한 삼성전자 주가는 21일 장중 사상 최초로 30만원까지 치솟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특별성과급을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식도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주주들의 반발과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 최근 영업이익 전망치를 바탕으로 추정되는 약 36조원의 특별성과급 재원은 지난해 전체 주주배당 11조1000억원의 3배를 훌쩍 넘는다. 회사의 미래가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R&D(연구·개발) 투자액 전체(지난해 37조7000억원)와도 비슷한 규모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단기적 성과급 요구에 매몰되기보다 노동자들이 장기적으로 기업의 이익을 공유하는 합리적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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