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논밭서 '햇빛' 키워 '전기' 수확…"구미 산단 RE100도 가능"

권다희 기자
2026.06.01 04:50

[녹색전환 게임체인저, 영농형 태양광]④영농형태양광 법안 대표 발의자 임미애 의원 인터뷰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농촌 고령화로 방치되는 농지가 너무 많습니다. 영농형태양광은 농지를 계속 관리하게 만드는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경북 의성군에서 30년 넘게 거주하고 농사를 지으며 현장을 직접 겪어온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농지를 더 잘 관리하게 만드는 강력한 유인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농지 방치하느니 태양광으로 관리 동기 부여해야"

임 의원이 영농형 태양광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배경에는 '농촌의 고령화'라는 현실이 있다. 현재 농촌은 일손 부족으로 인해 관리되지 않은 채 잡초만 무성하게 방치되는 농지가 급증하고 있다.

21대 국회부터 진행됐던 영농형 태양광 법제화 논의는 그동안 농지 훼손 우려로 공전해왔으나, 재생에너지 확충 없이는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절박함과 농가 소득 안정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농촌 내부에서도 커지며 22대 국회에서 법안 통과로 결실을 맺었다.

임 의원은 "전기 생산도 중요하지만 농지가 농지로서 기능을 잃으면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역설적으로 태양광 수익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면, 그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농민은 농지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영농 활동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법안에서 관리 주체를 농림축산식품부로 명확히 규정한 것 역시 투기를 막고 '농사짓는 태양광'이라는 본질을 지키기 위한 장치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영농형 태양광 관련 법률안 발의 및 대안 반영 경과/그래픽=윤선정
"농촌이 기업의 에너지 보급기지 될 것"

특히 임 의원은 농업진흥구역(옛 절대농지) 활용의 효율성을 높게 평가한다. 국가가 이미 막대한 예산을 들여 경지 정리를 마친 이곳은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기에도 최적의 장소다. 임 의원은 무분별한 난개발 대신 국가가 지구 지정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농지 보전과 에너지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봤다.

이 법안이 농가 소득을 넘어 국가 산업 경쟁력과도 맞닿아 있다는게 그의 소신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요구하는 재생에너지 전력 100% 사용(RE100)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 논밭이 핵심적인 공급처가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다.

임 의원은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비율은 매우 낮지만, 구미 산단 인근의 넓은 들판에 영농형 태양광 단지를 조성한다면 주요 입주 기업들의 전력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이미 원자력발전이라는 기저전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태양광의 간헐성 또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며 "농촌이 기업의 에너지 보급기지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난달 22일 일본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의 한 고시히카리(일본 쌀 품종) 재배지에 영농형 태양광 시설이 설치돼있다. /사진=최지은
인위적 제도보다 실효성 있는 '농가형' 보급 확대 필요

다만 사업 추진 방식에 있어서는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 세심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인위적인 지원 조직이나 복잡한 사업모델을 만들기보다 개별 농가가 즉각적인 혜택을 볼 수 있는 실질적인 구조를 만드는게 우선이라는 의미다.

임 의원은 현재 자가소비용으로 발전할 수 있는 태양광 용량이 3킬로와트(kW)에 묶여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농촌에서는 이를 약 20kW 수준으로 대폭 상향하는게 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농지에 직접 태양광 패널을 세우는 것뿐만 아니라 축사·창고·건조장 등 농촌에 즐비한 농업용 부속 건물 지붕을 영농형 태양광 부지로 적극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 의원은 "공유지와 마을 리더가 있는 곳은 '햇빛소득마을' 공동체로 가면 되지만, 그런 여건을 갖추지 않은 지역도 있다"며 "농촌 곳곳의 부속 건물 지붕을 활용한 '농가형 태양광'을 광범위하게 보급하는게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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