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전환 게임체인저, 영농형 태양광
국내 제조기업들에게 '불가능한 미션'처럼 여겨졌던 RE100(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 달성 해법이 '논밭'에서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제조기업들에게 '불가능한 미션'처럼 여겨졌던 RE100(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 달성 해법이 '논밭'에서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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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내 제조기업들에게 '불가능한 미션'처럼 여겨졌던 RE100(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 달성 해법이 '논밭'에서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영농형 태양광'의 법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 같이 경기도·충청권에 생산시설을 둔 전력다소비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전환 시나리오가 현실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다. ━전국 잠재량 3%면 삼성 RE100 'OK'━31일 머니투데이 분석 결과 삼성전자가 국내 전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 위해 필요한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은 약 19. 3GW(기가와트)로 추산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공개한 2024년 국내 연간 전력 사용량 2만5111GWh(기가와트아워)에 국내 평균 일조시간(3. 6시간)을 근거로, 1MW(메가와트) 설비당 연간 발전량을 약 1300MWh로 잡아 도출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국내 전력 사용량은 막대하지만, 영농형 태양광 잠재량 대비로는 크지 않은 규모다.
#. 국내 대기업 A사는 지난해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재생에너지 PPA(전력구매계약)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확대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다수의 글로벌 고객사들이 수년전부터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요구해 왔지만, 지난해부터 이 요구가 한층 거세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해당 품목 점유율 1위를 유지해온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 B사(중견기업)도 2024년 유럽 완성차 기업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부족할 경우 입찰 참여가 제한된다는 공문을 받고 부랴부랴 재생에너지 PPA 확보에 나섰다. 국내 수출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조달에 힘을 쏟는 건 공급망에서 직면한 탄소 저감 압력이 해마다 거세지고 있어서다. 2030년은 미국 '빅테크'와 유럽 주요 제조업체를 포함한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탄소중립의 중간 목표로 약속한 시점이다. 이들 기업은 공급망에 속한 협력업체들의 탄소배출량까지 통합 관리하고 있다. 이 기업들을 고객사로 둔 국내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확보가 사실상 '생존 조건'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재생e 써라"…공급망 요구↑━최근 수년간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는 단순한 환경 권고를 넘어 구조화됐다.
지난 4월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하 영농형 태양광법)'은 인구소멸과 소득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는 농촌에 새로운 경제적 활로를 열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같은 날 국회를 통과한 농지법 개정안과 맞물리면서 부족한 국내 재생에너지 생산 기반을 확대할 제도적 토대를 마련했다 측면에서다. ━논밭 위 태양광 국내 첫 법제화…농사 안 지으면 패널티━영농형 태양광법 제정·농지법 개정의 핵심 중 하나는 그간 국내에서 법적 정의가 모호했던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근거를 명확히 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 기간이 '최장 30년'으로 명문화된게 눈에 띈다. 기존 농지법 체계에서도 일부 농지에서 '타용도 일시사용허가'를 받아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었지만 이 기간은 최장 8년에 그쳤다. 태양광 발전사업은 통상 20년 이상의 사업 기간을 전제로 수익성을 산출하는 만큼, 이번 개정으로 사업 추진을 위한 기본적인 제도 기반이 생긴 셈이다.
"농촌 고령화로 방치되는 농지가 너무 많습니다. 영농형태양광은 농지를 계속 관리하게 만드는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 경북 의성군에서 30년 넘게 거주하고 농사를 지으며 현장을 직접 겪어온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농지를 더 잘 관리하게 만드는 강력한 유인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농지 방치하느니 태양광으로 관리 동기 부여해야"━임 의원이 영농형 태양광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배경에는 '농촌의 고령화'라는 현실이 있다. 현재 농촌은 일손 부족으로 인해 관리되지 않은 채 잡초만 무성하게 방치되는 농지가 급증하고 있다. 21대 국회부터 진행됐던 영농형 태양광 법제화 논의는 그동안 농지 훼손 우려로 공전해왔으나, 재생에너지 확충 없이는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절박함과 농가 소득 안정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농촌 내부에서도 커지며 22대 국회에서 법안 통과로 결실을 맺었다. 임 의원은 "전기 생산도 중요하지만 농지가 농지로서 기능을 잃으면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역설적으로 태양광 수익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면, 그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농민은 농지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영농 활동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