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도체 필수 소재...SK그룹, 웨이퍼 세계 3위 '실트론' 매각 제동

최경민 기자
2026.06.02 11:58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 2026.05.20.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SK그룹이 SK실트론 매각에 제동을 걸었다. AI(인공지능) 중심 사업 재편을 노리는 그룹 입장에서 세계 3위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2일 재계 및 IB(투자은행) 업계 등에 따르면 SK그룹이 그동안 리밸런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해온 SK실트론 매각 계획에 대해 재검토에 나섰다. 웨이퍼가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기초 소재라는 측면에서 SK하이닉스를 주축으로 매각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SK그룹은 최근까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51%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지분 19.6% 등 70.6%를 두산그룹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12월 두산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고, 최종 딜이 지난달 28일쯤 완료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지만 돌연 관련 일정이 미뤄진 것. 그 배경에는 SK그룹이 SK실트론의 미래 가치 재산정과 함께 내부 매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무엇보다 최태원 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AI 사업 드라이브와 연관이 크다. 'AI 기반 제조 혁신'은 최 회장의 지론이나 다름없다. SK그룹이 최근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에너지 인프라까지 AI 관련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는 것에 집중해온 이유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필수 소재를 만드는 SK실트론을 파는 것은 그룹의 AI 전략과 배치된다는게 내부의 시각이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에 그룹 차원의 역량을 결집한다는 의미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에만 37조610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해 200조원대, 내년 400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AI 바람을 타고 반도체 랠리가 지속되면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의 경우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에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SK그룹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지난 수년간 추진해왔던 리밸런싱의 경우 이제 거의 완성단계라는게 중론"이라며 "SK실트론을 매각하지 않고 보유쪽으로 선회하려는 움직임은 AI 밸류체인을 더욱 굳건히 만들겠다는 그룹의 의지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SK실트론 매각건의 경우 두산과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상황"이라며 "딜을 진행할지 물릴지 여부는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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