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SK, 엔비디아와 'AI팩토리' 만든다"...그룹 전체로 동맹 확대

김남이 기자
2026.06.08 10:46

SK하이닉스-엔비디아, AI 팩토리용 차세대 메모리 공동 개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열린 엔비디아-SK 협력 관련 언론브리핑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AI(인공지능) 팩토리 구축과 차세대 메모리 공동 개발을 위한 장기 기술 동맹을 체결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을 중심으로 이어져온 양사의 협력이 AI 인프라 구축과 반도체 개발, 피지컬 AI로 확대되면서 양사는 AI 시대 전략 파트너로 한 단계 더 밀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진행된 SK-엔비디아 협력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SK와 매우 중요하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발표한다"며 "양사는 로드맵을 공동 설계해 엔비디아의 아키텍처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기술을 함께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황 CEO 옆에는 최 회장이 함께했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는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반도체 설계와 제조를 가속하는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맺었다. 황 CEO는 "AI 팩토리용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개발하고 프런티어 모델 학습부터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까지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 가속화를 함께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황 CEO는 "이번 협력은 다년 계약, 멀티 플랫폼, 멀티 기술, 그리고 SK그룹 내 여러 사업을 포괄하는 최초의 사례"라며 "메모리 제조뿐 아니라 통신 사업까지 포함해 한국에서 AI 팩토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번 장기 파트너십은 첨단 메모리의 긴 개발 주기를 고려해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인프라 로드맵과 전 세계 AI 인프라 구축 수요에 부합하는 메모리를 지속 공급할 계획이다. 황 CEO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최대 메모리 공급사"라며 "AI 생태계 전체를 고려해 생산 능력과 로드맵을 함께 계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AI 인프라∙퍼스널 AI∙피지컬 AI 등 엔비디아가 개척하는 AI 분야 신시장에도 진출한다. 양사는 △베라 루빈 AI 슈퍼컴퓨터 △베라 CPU(중앙처리장치) △RTX 스파크PC △젯슨 토르 로보틱 컴퓨팅 플랫폼용 메모리를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군에는 HBM뿐 아니라 LPDDR(저전력D램) 등 다양한 메모리 솔루션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의 협력은 주로 메모리 분야에 집중돼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협력 수준을 한 단계 높여 그룹 전체와 엔비디아가 함께하는 더 큰 그림으로 확장됐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미래의 AI 팩토리를 엔비디아와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며 "AI 팩토리는 SK하이닉스의 공장뿐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개발 로드맵을 엔비디아와 공유해 미래 AI 수요 변화에 더욱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개발에 필수적인 시뮬레이션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력도 추진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설계 및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시뮬레이션 작업의 처리 속도와 효율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는 반도체 공정 특성을 분석하는 TCAD(기술 컴퓨터 지원 설계)와 반도체 회로를 미세하게 구현하기 위한 계산 리소그래피 기술 등이 포함된다.

양사는 이런 협력을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와 시뮬레이션 전반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반도체 제조사와 AI 컴퓨팅 플랫폼 기업인 엔비디아, EDA 소프트웨어 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삼각 협력 체계를 구축해 반도체 개발 환경 혁신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자율 제조 구현의 핵심 기반인 디지털 트윈 고도화 역시 주요 협력 과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옴니버스(Omniverse) 라이브러리와 오픈USD(OpenUSD) 기술을 활용해 실제 반도체 공장을 3차원 가상 공간에 구현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자율이동로봇(AMR) 운영 등에도 활용된다.

황 CEO는 "AI가 마침내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AI 팩토리 구축이 중요한 이유"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AI 팩토리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번 파트너십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 체결됐다"며 "AI 인프라 구축은 이제 막 시작됐으며 장래는 매우 밝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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