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임박함에 따라 항공업계의 유류비 부담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높아졌던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항공유 가격과 유류할증료도 차츰 안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과 이란이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종전 합의문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날 국제유가도 4% 넘게 급락했다.
항공업계는 그동안 중동 정세 불안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항공유가 항공사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만큼 유가 흐름은 항공사들의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근에는 고환율까지 겹치며 항공사들의 수익성 압박이 더 커진 상황이다.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 등 주요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여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 수익성 압박은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실제 국내 항공사들의 경우 중동 전쟁으로 인한 비용 부담에 잇달아 비상 경영을 선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왔다.
하지만 이번 종전 합의로 국제유가가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항공업계에도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항공유 가격은 통상 국제유가 흐름을 일정 시차를 두고 반영한다.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 항공사들의 연료비 지출도 단계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여객 수요가 견조한 상황에서 비용 부담까지 완화되면 하반기 실적 방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항공권 가격에 붙는 유류할증료도 단계적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전전달 16일부터 전달 15일까지의 싱가포르항공유(MOPS)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미 지난달부터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인 만큼 오는 16일 발표되는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이달보다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1~31일 MOPS를 기준으로 책정된 7월 국내선 유류할증료 역시 전달보다 낮아졌다.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낮아지면 여름 성수기 해외여행을 앞둔 소비자들의 항공권 지출도 일부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수개월 전 항공권을 구매한 소비자보다 출국이 임박한 시점에 항공권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인하 효과를 더 크게 체감할 수 있다. 다만 종전 합의 효과가 7월 유류할증료에 온전히 반영되기는 어려운 만큼 가격 완화 혜택은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종전 합의가 국제 정세 안정으로 이어질 경우 고유가와 고환율 부담도 점차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당분간 항공사들은 비용 관리와 재무 안정성 확보에 무게를 두면서 수익성 회복 시점까지 버티는 전략을 이어갈 것"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