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 이혼과 부동산 시가, '지피지기'가 경제적 홀로서기를 결정한다 1

허남이 기자
2026.06.29 18:08

결혼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부로 인연을 맺은 사람과 평생 해로(偕老)하기를 기대하고 기원하며 부단히 노력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이혼은 더 이상 숨겨야 할 흠이 아닌, 개인의 사정에 따른 하나의 삶의 선택지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흔한 일이 되었다.

통계청의 최신 이혼 통계 결과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 51.0세, 여자 47.7세로 조사된 바 있다. 연령별 이혼율 역시 남자는 40대 후반, 여자는 40대 초반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다.

박효정 감정평가사·행정사/사진제공=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 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4050 이혼의 핵심, '정서적 결별' 보다 치열한 '재산분할'

위 통계는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40대 초반에서 50대 초반이라는 시기는 생애주기상 주택 보유가 확대되고 자산이 본격적으로 누적되는 때다.

오랜 기간 축적된 저축, 투자, 사업소득 등이 비로소 자산이라는 결실을 맺는 시기이며, 대부분의 가정에서 이 자산의 중심에 '부동산'이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 가계 자산의 70~80%가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시기의 부동산은 개인 자산의 사실상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때 발생하는 이혼은 단순히 부부의 연을 끝내는 정서적 안녕의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인생 후반전의 경제적 생존권이 걸린 치열한 '자산 재편'의 과정에 가깝다.

필자는 현재 법원감정인으로 업무하며 재판부로부터 이혼소송 및 재산분할을 위한 부동산 감정평가 요청을 받아 수많은 사건을 현장에서 마주하고 있다. 늘 느끼는 점은 이혼소송까지 하는 당사자들 간에 이혼 자체를 두고 다투는 경우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진짜 전쟁은 언제나 '재산분할'에서 터진다.

40대와 50대에 결별을 선택할 때, 부부생활 중 공동으로 쌓아 올린 재산을 손해 없이 공평하게 나누는 문제는 생존문제로 볼 수 있다. 이 시기의 재산분할은 이혼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할 때 없어서는 안 될 최소한의 경제적 기반이자 버팀목이 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가 파악'이 최우선인 이유

인터넷 커뮤니티나 주변을 보면 이혼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부동산 가격이 불장(상승기)일 때 이혼하라"거나 "하락기까지 기다렸다 이혼하라"는 식의 조언이 떠돌곤 한다. 분할 대상인 부동산의 가치가 어느 시점에 평가되느냐에 따라 나의 몫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이혼을 결심했거나 직면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소송을 거는 것도,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것도 아니다. 현재 부부가 보유한 부동산의 정확한 '진짜 시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다./글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 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박효정 감정평가사·행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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