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라인 돌리는 건 '사람'… 인력 확보 강조한 삼성·SK

최지은 기자, 김남이 기자
2026.07.01 04:59

"정주여건 획기적 지원을" "좋은 초중고교 있었으면"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정착기반 강화 한목소리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서남권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마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뉴스1

"정주여건의 획기적인 지원을 부탁드립니다."(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좋은 초등학교, 고등학교가 있으면 (직원들이)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같습니다."(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전력과 용수만큼 전문인력 확보도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복합단지) 조성의 핵심과제로 꼽힌다. 반도체산업은 설비투자뿐 아니라 공정개발과 설계, 생산안정화를 이끌 R&D(연구·개발) 인력이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표이사들이 대통령에게 정주여건과 교육인프라 확충을 요청한 것도 우수인력을 유치·정착시킬 기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전 부회장과 곽 사장은 지난달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남권 인프라 확충을 건의했다. 전 부회장은 원스톱 행정지원과 전력·용수공급, 정주여건 개선이 투자확대를 위한 핵심과제라고 강조하며 "민관이 한뜻으로 힘을 모아 속도를 낸다면 대한민국은 더욱 크게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가장 우려되는 것은 교육문제"라며 "(투자지역에) 좋은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가 있으면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주요 관심사도 지방근무에 따른 처우와 지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계획이 발표되기 전부터 지방근무 보상수준을 담은 이른바 '지라시'가 공유되기도 했다. 고액의 이주정착금과 메모리사업부 수준의 성과급, 신축아파트 분양권 지원 등이 담겼다. 회사의 공식 지원안은 아니지만 지방근무에 대한 직원들의 기대수준을 보여주는 사례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지방근무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직원 A씨는 "평택사업장조차 거리문제로 지원자가 적다"며 "서남권 근무는 더욱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직원 B씨는 "수도권에서 생활기반을 마련한 상황에서 가족의 생활터전까지 함께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교육과 의료 등 생활인프라가 개선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지방근무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주여건, 인력과 인재 수급여건 개선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정부 차원의 총력지원을 약속했다. 정부는 산업단지 인근 주거·문화 복합타운 조성, 양질의 주택공급, 교통인프라 확충 등을 추진한다. 아울러 2031년까지 반도체 인력 10만명 양성을 목표로 GIST(광주과학기술원)의 Arm스쿨 운영과 남부권 연합공대 인력양성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실행력이 관건이다.

신현철 광운대 반도체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생산라인을 운영할 인력은 지역에서도 충분히 양성할 수 있지만 첨단기술을 개발하는 R&D 인력이나 고급인재를 해당 지역에 상주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며 "좋은 인재가 오려면 교육과 문화, 생활환경 등 정주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하는데 이런 기반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장기간 축적돼야 하는 만큼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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