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핵심광물 수출 통제 기조 속에 세계 각국이 공급망 주도권 확보를 위해 핵심광물 리사이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은 전기차·방산·로봇 등에 필요한 희토류 영구자석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광산부터 자석 생산, 재활용까지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대표 사례가 미국 내 유일한 상업 희토류 광산을 보유한 희토류 기업 MP 머티리얼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7월 이 회사의 지분 15%를 인수하고 중희토류 분리 설비의 자금을 지원했다. MP 머티리얼즈는 캘리포니아 마운틴패스 광산에 희토류 재활용 시설을 신설해 전자제품과 산업 폐기물에서 희토류를 회수하고 재처리할 예정이다. 애플도 재활용 부문의 투자로 참여하며 리사이클 밸류체인을 업그레이드했다.
유럽연합은 핵심원자재법(CRMA)을 통해 2030년까지 역내 연간 소비량 기준 재활용 25% 달성을 법제화했다. 폐배터리, 폐모터, 폐풍력발전기에서 희토류를 회수해 전체 수요의 25%를 충당하겠다는 목표다. 영구자석(NdFeB)이 포함된 제품에 자석의 포함 여부와 분리 가능성, 종류, 위치 등을 표시하도록 의무화해 재활용 업체가 희토류를 쉽게 회수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 게 포인트다.
캐나다는 약 15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전략혁신기금'(SIF)을 조성해 가공·제조·재활용 등 핵심광물 프로젝트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폐배터리·폐전자제품 등에서 리튬·니켈·코발트·흑연·희토류 등을 회수하는 기술이나 회수한 광물을 정제·가공해 배터리 소재나 첨단소재로 다시 쓰는 사업을 중점 지원하고 있다. G7(미국·캐나다·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은 희토류와 영구자석에 대해 G7 및 파트너국 외 단일 공급자 의존도를 2030년까지 60% 미만으로 낮추기로 했다.
한국도 2030년까지 10대 전략 핵심광물의 특정국 의존도를 50% 이하로 떨어뜨리고 재자원화율 2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재명 정부는 올해 순환경제 선도기업·산업단지 16곳을 처음 지정한 데 이어 폐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희토류 영구자석을 회수·비축하는 첫 시범사업에 착수하는 등 핵심광물 순환경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신무역전략실장은 "우리 정부가 중점적으로 봐야 할 부분은 광종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지원체계와 경제성 확보 장치"라며 "희토류는 고도의 분리·정제 기술이 필요한 반면, 리튬·니켈·코발트 등 배터리 금속은 상대적으로 대량 회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광종별 특성을 고려해 클러스터와 인프라, 기술개발, 인센티브 체계를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