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AI반도체 수요, 내년 두배 '아비규환'…美에도 팹 지어야"

서귀포(제주)=박종진 기자
2026.07.19 12:00

'제주포럼'서 기자간담회…"각국 정부까지 반도체 구하기, 저도 모든데서 로비와 압력받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이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급증과 관련해 "올해보다 내년 수요가 최대 100% 더 늘어난다"고 밝혔다. 공급량 확대 속도전을 위한 팹(공장) 증설에는 "지을 수 있는 모든 곳에 지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15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의 하계포럼' 기자단 간담회에서 "AI 쪽에서 쓰는 게 (반도체 시장에서) 반 이상이기 때문에 전체 수요가 50~60% 이상 늘어난다는 얘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AI 반도체를 구하려는 아우성에 대해 '아비규환'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일각의 '피크아웃' 우려와 달리 실제 고객사의 주문은 단 1년 만에 2배가 늘어날 정도로 폭발적이라고 했다.

그런데 공급은 제한적이다. 최 회장은 "어느 회사도 내년에 늘어나는 공급량이 거의 없는 정도"라며 "내년은 훨씬 더 (수요와 공급에) 갭이 벌어질 수밖에 없고 고객 기업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까지 경제 안보를 위해서라도 메모리 반도체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저도 모든 데서 로비와 압력과 요청을 (받고 있다.)"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SK하이닉스의 생산 확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최 회장은 "호남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팹을) 지어야 할 것"이라며 "무조건 전 세계에 지금처럼 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다 찾아서, 어디가 제일 빨리할 수 있고 어디가 제일 크게 할 수 있는지 우선순위를 가려서 빨리 지어야 된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생명줄"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6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대한상의

역설적이지만 결국 공급을 늘려 반도체 가격을 떨어뜨려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 회장은 "지금 가격은 비정상"이라며 "속칭 '칩플레이션' 문제에 부딪히게 되고 계속되면 저희가 공적이 된다"고 밝혔다. 반도체를 쓰는 각종 전자제품 가격이 올라 소비자 부담이 커지면 전 세계로부터 정치적 경제적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마진율을 내려서라도 공급을 늘리고 시장을 보호하면서 같이 키워나가는 생각을 해야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도 유지․발전할 수 있다"며 "수요 늘어나는 게 (공급 증가보다) 더 빨라 가격이 더 올라갈까 봐 걱정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급을 늘리지 않고 가격만 올리면 경쟁자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저 마진이면 다른 걸 할 게 아니라 이걸 해야 되네' 이 상황이 된다. 일론 머스크도 '나도 반도체 공장 하겠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라며 "새로운 참여자가 무조건 뛰어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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