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 하이브리드차 판매 호조와 환율 효과에 힘입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새로 썼다. 다만 부품사 화재에 따른 생산 차질과 관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겹치며 영업이익은 20% 넘게 줄었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 시장 대부분에서 판매가 후퇴한 가운데 현대차는 하반기 주력 시장마다 신차를 투입해 반등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23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49조215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종전 분기 최대치였던 지난해 2분기 48조2867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2조8509억원으로 같은 기간 20.8%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5.8%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조8880억원으로 11.1% 줄었다.
2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는 99만1885대로 전년 동기보다 6.9% 감소했다. 국내에서는 엔진 밸브 부품사 화재에 따른 공급 차질로 16.4% 줄어든 15만7647대를 파는 데 그쳤다. 특히 제네시스, 팰리세이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이 차질을 빚으면서 물량뿐 아니라 차종 믹스까지 악화했다. 판매 감소에도 매출이 늘어난 것은 하이브리드차 덕분이다. 2분기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18만7661대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고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9%로 가장 높았다. 원·달러 평균 환율이 7% 상승한 1502원을 기록한 점도 힘을 보탰다.
지역별 성적은 미국을 빼면 대부분 뒷걸음질쳤다. 미국에서는 산업수요 정체에도 판매가 0.9% 늘어난 26만5000대를 기록하며 5개 분기 연속 6%대 점유율을 지켰다. 고유가에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몰리면서 미국 시장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은 역대 최대인 26.2%까지 올랐다. 반면 유럽 판매는 10.9% 감소했다. 볼륨 모델인 코나와 투싼이 노후화된 데다 중국 전기차의 공세에 맞설 소형 전기차 라인업이 없었던 탓이다. 중동 전쟁 여파로 아프리카·중동 권역 판매는 23.8% 줄었고 중국 판매도 36.9% 급감했다.
수익성 부담도 컸다. 2분기 관세 납부액은 1분기와 비슷한 약 9000억원이었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약 4000억원의 비용이 늘었다. 여기에 유럽 내 경쟁 대응과 신차 출시 전 재고 소진용 인센티브까지 늘면서 믹스 악화와 인센티브 확대로만 5700억원의 이익이 감소했다.
현대차는 하반기 시장별 신차를 반등의 핵심 동력으로 삼는다. 부품 공급 문제가 정상화된 만큼 생산 확대로 상반기 차질 물량을 만회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의 하이브리드 판매를 시작하고 아반떼 완전변경 모델과 제네시스 신차도 출시한다. 유럽에서는 아이오닉 3를 출시해 하반기에만 2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며, 4분기에는 신형 투싼을 투입한다. 한편 현대차는 분기 배당은 전년과 동일한 주당 2500원으로 결정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하이브리드 믹스는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에는 생산 차질 만회와 함께 믹스 개선이 상당한 긍정적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며 "연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 6.3~7.3%를 하향 조정하지 않고 유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