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끝나면 다시 파업 전운…현대차·기아 생산차질 언제까지

임찬영 기자
2026.08.05 10:40
지난 6월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26년 단체교섭 투쟁 승리를 위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현대자동차·기아의 노사 갈등이 하계 휴가가 끝나면 다시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동조합이 추가 파업을 검토하고 았고, 기아 노조도 특근 거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양사의 생산 차질이 지속될 전망이다.

5일 노조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세 차례에 걸쳐 총 9일간 부분파업을 벌인 현대차 노조는 오는 11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추가 파업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13일부터 15일까지 주간조와 야간조가 각각 2시간씩 작업을 중단했고 20일부터 22일, 29일부터 31일까지는 각각 4시간씩 생산라인을 멈췄다. 근무조별 누적 파업 시간은 60시간에 달한다.

노사는 지난 5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15차례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임금과 성과급, 정년 연장 등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800% 인상,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동한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8만9000원 인상과 성과금 350%+1000만원, 주식 15주 지급 등을 담은 3차 제시안을 내놨다. 해고자 복직 등 3개 별도 요구안을 임금 교섭과 분리해 논의할 경우 임금과 성과급에 대한 추가 제시안을 내놓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지만 노조가 별도 요구안의 분리 논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교섭은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휴가 이후에도 양측의 입장차가 이어지고 노조가 추가 파업을 결정하면 생산 차질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파업 영향은 이미 지난달 판매 실적에 반영됐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4만8113대와 해외 27만341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총 31만8454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한 규모로 국내 판매는 14.4%, 해외 판매는 3.2% 줄었다.

현대차는 산업 수요 위축과 함께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신차 대기 수요 등이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신차 출시와 생산 운영 안정화를 통해 판매 흐름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추가 파업이 이어지면 내수 출고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수출 물량에 다시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기아는 지난달 29만8037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3.4% 성장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5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노사 갈등이 특근 거부나 파업 등 생산 차질로 번지면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

기아는 최근 5년 동안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올해는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정년 연장 등을 둘러싼 이견이 봉합되지 않고 있고 노조가 생산 부문의 특근 거부 권한까지 위임한 만큼 휴가 이후 교섭 결과에 따라 생산 현장의 긴장감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생산 차질은 내수 출고와 수출뿐 아니라 부품 협력업체의 생산과 납품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대차의 파업 여파가 판매 감소로 나타난 상황에서 기아까지 생산 차질을 겪을 경우 현대차그룹의 하반기 판매 확대에도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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