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경영권 분쟁 22일, 손가락 해임부터 日롯데 주총까지

엄성원 기자
2015.08.17 11:13

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서 2개 안건 모두 가결…판세 신동빈 회장 쪽으로 기울어

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면서 급박하게 돌아가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도 20여일만에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이번 주총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측이 제안한 2개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 판세도 신 회장쪽으로 크게 기우는 분위기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추가 주총 소집, 법정 공방 등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상 최상위에 있는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 회장을 향한 주주 지지가 확인된 만큼 이후 갈등 양상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형태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경영권 갈등이 처음 세간에 알려진 것은 지난달 27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 등이 일본으로 건너가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하면서부터다. 당시 신 총괄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진을 일일이 손가락으로 지목하고 회사에서 나가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손가락 해임'이다.

이튿날인 28일 신 회장은 즉각 진화에 나선다. 일본 롯데홀딩스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고 27일 신 총괄회장의 해임 지시가 정식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며 이를 무효행위로 규정한다. 신 회장을 위시한 롯데홀딩스 이사회는 또 이날 신 총괄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에서 해임하고 실권이 없는 명예회장으로 승격시킨다. 사실상의 경영권 박탈이다.

아버지 신 총괄회장을 톨한 경영권 탈환이 롯데홀딩스 이사진에 의해 좌절된 신 전 부회장은 곧자로 여론전에 돌입한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 귀국 직전인 지난달 2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롯데홀딩스 이사 6명 해임이 자신의 경영권 찬탈이 아니라 신 총괄회장의 의지였다고 주장한다. 신 전 부회장은 또 귀국 후인 30일 방송 인터뷰를 통해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롯데홀딩스 사장에 재임명한다는 내용의 지시서도 공개한다.

신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도 여론전에 가세한다. 신 사장은 지난달 31일 한국에 입국, 신 총괄회장의 후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라며 신 회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신 전 부회장도 재차 언론 인터뷰에 나서며 여론전을 이어간다. 신 전 부회장은 이달 2일 또 한번의 방송 인터뷰를 통해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롯데 경영자로 지목했으며 동생 신 회장이 오히려 아버지의 지시를 무시하고 한일 롯데 경영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

이 과정에서 국적논란과 반롯데정서도 확산된다. 한국 롯데그룹 전체를 일본 롯데 지주회사들이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 발단이 됐고 신 전 부회장이 여론전을 위해 공개한 신 총괄회장 육성파일과 동영상이 기폭제가 됐다. 한국말도 못하는 무늬만 한국사람들이 롯데를 가져가려 한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 귀국 4일 뒤인 이달 3일 귀국과 함께 대국민사과에 나선다. 불미스러운 일로 혼란과 심려를 드려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롯데는 한국기업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어 신 총괄회장이 머물고 있는 롯데호텔 34층으로 향했으나 신 총괄회장과의 만남 여부와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신 회장은 귀국 후 롯데월드타워, 신입사원 연수원 등 현장방문에 집중하며 자신의 건재를 과시한다. 또 한일 롯데 사장단(4일), 한국 롯데 노조(5일) 등은 잇달아 신 회장 지지 성명을 발표하며 측면에서 힘을 보탰다. 6일에는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뿐 아니라 L투자회사 대표이사에 올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신 회장의 한일 롯데 경영 장악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 회장은 11일 다시 한번 대국민 사과를 통해 자신이 명실상부한 롯데의 '원리더'임을 강조한다.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지배구조 개혁 의지를 밝히고 17일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선의 첫 발을 떼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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